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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비트코인 ETF 승인에 가상화폐시장 들썩, 중국 큰손 자금에 쏠리는 눈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4-04-16 14: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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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홍콩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승인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최대 25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의 중국 본토의 자금이 가상화폐 현물 ETF에 유입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홍콩 비트코인 ETF 승인에 가상화폐시장 들썩, 중국 큰손 자금에 쏠리는 눈
▲ 홍콩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거래를 승인하면서 이번 결정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투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구기. <연합뉴스>

다만 중국 정부가 아직 가상화폐 투자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어 실제 투자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오후 2시45분 기준 온톨로지가스는 1ONG(온톨로지가스 단위)당 24시간 전보다 7.38% 오른 757원에 거래되고 있다.

온톨로지가스는 가상화폐 온톨리지의 네트워크 내에서 사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온톨리지는 중국 가상화폐 개발사 온체인이 2017년 만든 가상화폐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대부분의 가상화폐 시세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것인데 홍콩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이른바 중국계 가상화폐들이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은 소폭 내리고 있지만 또 다른 중국계 가상화폐인 네오도 전날 빗썸 상장 이후 최고가인 3만5200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오도 온체인이 2014년 발행한 가상화폐다. 온체인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국가표준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온톨로지가스나 네오뿐 아니라 가상화폐시장 전반에는 전날 홍콩 증권선물거래소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따른 기대감이 일고 있다.

실제 15일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급락했던 가상화폐 시세는 오후 들어 전해진 홍콩의 승인 소식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화폐업계는 홍콩이 미국보다도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하며 가상화폐 투자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자 이를 계기로 중국 본토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회사 매트릭스포트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사이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통·선강통’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본토 자금이 가상화폐 현물 ETF에 투자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후강통·선강통 시스템을 통해 연간 5400억 홍콩달러 한도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데 최근 3년간 최대 2천억 홍콩달러(약 250억 달러) 정도의 한도가 남아 있어 이만큼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본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가상화폐 투자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중국 주식과 부동산 매력이 낮아지자 중국 젊은 세대는 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가 허용만 된다면 중국 현지 상황으로 볼 때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자금 규모는 매우 클 것이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의 자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며 다소 보수적 예측을 내놨다.

발추나스 연구원은 15일 홍콩의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X에 올린 글에서 “250억 달러 추정치는 말도 안 된다”며 “5억 달러만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들의 규모가 블랙록과 비교해 작고 홍콩 ETF시장 자체도 500억 달러에 불과한 작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현물 ETF 거래 수수료가 미국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홍콩 비트코인 ETF 승인에 가상화폐시장 들썩, 중국 큰손 자금에 쏠리는 눈
▲ 중국 본토의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현물 ETF에 최대 25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중국에서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 만큼 본토 자금의 홍콩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2021년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했다. 같은 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가상화폐 투자를 불법적 금융 활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현물 ETF 승인과 같이 중국이 홍콩을 디지털자산의 시험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중국의 규제 완화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승인을 주저하는 사이 홍콩이 먼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을 두고 홍콩을 가상화폐시장 허브로 키우기 우한 중국의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홍콩의 승인으로 가상화폐 ETF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중국인들의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면서 “다만 중국 본토에서 직접 가상화폐에 투자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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