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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도료와 건자재로 실적 방어, 정재훈 연임 첫해 실리콘 업황 회복 절실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04-11 16: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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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재훈 KCC 대표이사 사장이 실리콘사업부문 실적 공백을 도료사업부문과 건자재사업부문 호조로 방어하고 있다.

올해 두 번째 대표이사 임기를 맞이한 정 사장은 업황 회복에 발맞춰 실리콘부문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CC 도료와 건자재로 실적 방어, 정재훈 연임 첫해 실리콘 업황 회복 절실
▲ 정재훈 KCC 대표이사 사장이 도료사업과 건자재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 업황 회복에 힘입어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KCC 도료와 건자재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두 부문의 수익성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KCC는 올해 도료부문에서 영업이익 1653억 원, 건자재부문에서 영업이익 173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도료부문은 2.6%, 건자재부문은 7.4% 감소하는 것이다.

KCC는 지난해 도료부문에서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뛴 영업이익 1759억 원을, 건자재부문은 같은 기간 61.4% 늘어난 영업이익 1933억 원을 기록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KCC 도료부문 수익성은 워낙 우수했던 지난해만큼 거두기는 힘들겠지만 훼손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건자재부문 수익성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실리콘부문이 업황 악화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도료부문과 건자재부문이 KCC 전체 영업이익 낙폭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CC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3125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33.2% 감소한 것이지만 핵심 사업인 실리콘 불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1분기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도료부문과 건자재부문을 바탕으로 올해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도료부문과 건자재부문 호조의 주요 원인이었던 고수익 제품군의 확대를 올해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KCC는 도료부문에서 친환경 관련 법규 규제 강화에 따라 늘어나는 고기능성 제품군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례로 운항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선박 시장에서 지난해 6월 출시한 실리콘 방오도료(메타크루즈NS) 판매를 확대한다.

최근 2~3년 동안 친환경에너지 수요가 늘어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선박 발주 자체가 급증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선박의 연료소모량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등급별로 나누고 낮은 등급을 받은 선박의 운항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KCC는 방오(수중동식물이 선체 표면에 부착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료에 매끄러운 실리콘 수지와 방오제를 더해 방오성능을 크게 높였다. 이 방오도료는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해 글로벌 선사 MSC 선박에 적용되기도 했다.

건자재부문에서는 고기능성 무기단열재 그라스울(유리면)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KCC는 2022년 12월 강원 문막공장과 지난해 9월 경북 김천공장 증설을 마무리하며 그라스울 연간 생산능력을 18만 톤까지 확보했다.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라스울 증설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 90%를 기록했고 올해는 1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그라스울이 포함된 건재제품 평균 가동률 82.1%를 웃도는 것이다.

다만 올해 연임 첫해를 맞은 정 사장에는 전체 매출의 50~60%가량을 차지하는 실리콘사업의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KCC 실리콘부문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에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영업손실 833억 원을 기록했다. 호황기인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6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실리콘 업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점은 정 사장이 어깨의 짐을 다소 덜 만한 요소다.

유기실리콘 판매가격은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점차 상승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KCC 유기실리콘(DMC)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유기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7월 말 톤당 1만3천 위안으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3월 톤당 1만6550위안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기실리콘 가격에 관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 증설 계획을 모두 85만 톤에서 22만 톤으로 줄인 가운데 부동산 부양책 등에 수요 개선 기대감이 새익면서 재고확보 움직임이 나타난 결과”라며 “현재 대부분 유기실리콘기업들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바라봤다.

반대로 유기실리콘 원재료인 메탈실리콘 가격은 수요보다 공급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기준으로 메탈실리콘은 전체 물량 가운데 39%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에, 36%가 유기실리콘에 원재료로 쓰이는데 최근 태양광 산업을 주도하는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생산량을 크게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1위 태양광 모듈 제조사 론지는 전체 직원 8만여 명 가운데 30%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 생산이 줄면 원재료 수요도 줄기 때문에 메탈실리콘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KCC 도료와 건자재로 실적 방어, 정재훈 연임 첫해 실리콘 업황 회복 절실
▲ KCC와 모멘티브 관계자들이 2023년 말 뉴욕 펄 리버로 이전한 모멘티브 글로벌혁신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멘티브 링크드인 페이지>

최근 KCC는 미국 실리콘 계열사 모멘티브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업황 악화에 당장 기업공개(IPO) 길은 막혔지만 향후 실리콘 사업을 확장하는데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KCC는 5월14일을 기해 4060억 원을 추가로 들여 모멘티브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8079억 원을 납입해 KCC와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의 합작사 엠오엠제1호사모투자가 보유한 모멘티브 지분 4만941주를 모두 확보하고 KCC가 들고 있는 엠오엠제1호사모투자 지분율만큼을 회수하는 구조다.

KCC 관계자는 “올해는 도료, 건자재의 건재함이 지속하고 실리콘부문도 점진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시장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실리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재고 해소와 비용 통제 등의 자구적 노력을 기울이고 고기능성 제품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2021년 3월 KCC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2022년 1월 대표이사에 오르며 정몽진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갖추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제6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연임에 성공했다.

정 사장은 모멘티브 인수를 추진하던 2018년 경영전략부문장에 올랐다. 이후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KCC가 KCC실리콘을 비롯해 실리콘부문 계열사들을 모멘티브 아래로 두는 사업재편을 진행한 2021년 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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