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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 전기차시장 성장 둔화에도 '질주', 선두 테슬라와 간격 좁힌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3-25 17: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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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 전기차시장 성장 둔화에도 '질주', 선두 테슬라와 간격 좁힌다
▲ 연내 미국 출시가 예상되는 EV3의 콘셉트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의 구매 보조금 없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2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완공으로 보조금을 지급받기 시작하는데다 낮은 가격대의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현지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 판매 선두 테슬라와 간격을 좁힐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올 1월 미국에서 전기차(BEV)는 모두 8만9042대가 신규 등록돼 전년보다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2년과 2023년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50%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에서 8262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1년 전보다 판매량을 90%가량 크게 늘리며 2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9.3%를 보였다.

1월 그룹별 미국 전기차 월간 판매 순위를 보면 테슬라는 전년 동월보다 15% 증가한 4만8757대를 팔아 1위를 차지했다. 3위 제너럴모터스(GM, 6546대)와 4위 포드그룹(5429대)는 모두 전년보다 판매량이 뒷걸음쳤다.

1월 브랜드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포드(5429대)와 GM 쉐보레(4353대)는 각각 17%, 42% 줄어든 반면 현대차그룹의 현대차는 79%, 기아와 제네시스는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9만4천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7.9%의 점유율로 사상 첫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주력 신차 모델을 투입하면서 테슬라 추격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2022년 8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됐다. 

이에 대부분의 전기차를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은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 대당 1천만 원에 달하는 자체 인센티브(판매장려금)을 지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올 10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을 애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앞당겨 완공해 경쟁업체와 상대가격이 1천만 원 가까이 벌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점차 복원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려 한다"며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1대당 7500달러(약 980만 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HMGMA에선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6개 전기차 모델이 생산된다. 생산능력은 연간 30만 대다.

시장분석기관 아이씨카즈의 칼 브라우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걸림돌은 미국 전기차 생산 부족"이라며 "올해 미국 공장이 가동되면 다시 한번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기존 업체들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새로운 전기차 수요를 끌어당길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기아는 연내 브랜드 첫 전기차 대중화 모델 EV3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EV3는 기아가 세계 전기차 시장이 아직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비싼 가격에 있다는 판단 아래 보다 작은 차체를 갖추고 가격을 낮춰 출시하는 첫 소형 SUV 전용전기차다. 미국 판매 시작 가격은 니로 EV보다도 1만 달러 가량 낮은 3만 달러(약 4천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도 2만5천 달러 가격대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2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EV3보다 미국 판매 시작 시점이 1년가량 늦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미 전기차시장 성장 둔화에도 '질주', 선두 테슬라와 간격 좁힌다
▲ 현대차그룹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조감도.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기아는 EV3 출시로 3만~8만 달러에 이르는 광범위한 가격대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며 "기아는 연내 적어도 하나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초기 선두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배출가스 규제 속도를 늦추기로 한 점도 테슬라 추격을 노리는 현대차그룹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현지시각 지난 20일 미국 판매 신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27년 26%에서 2032년 56%로 높이는 최종 규제안을 확정했다. 이는 해당 비중을 2027년 36%에서 2032년 67%로 높이겠다는 기존 안에서 대폭 완화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천문학적 벌금을 매개로한 미국의 전기차 판매 강제 정책이 완화하면서 내연기관차 판매로 얻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가격 경쟁에 휩쓸리지 않고 한층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지 생산 본격화와 보급형 전기차 EV3의 선제적 출시,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바탕으로 테슬라와 차별화한 현지 전기차 판매 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 등 두 회사의 전기차들이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연말 전용 공장이 가동되면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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