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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큰손’ 폴란드 정권교체에 한화 불확실성 커져, 김동관 위기관리 시험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2-13 15: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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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폴란드 정권교체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에 맞닥뜨리게 됐다.

폴란드 정부가 기존해 진행했던 협상 내용의 수정을 요구한다면 한화그룹의 방산 수주 성과가 기대애 못 미칠 수 있다. 
 
‘방산 큰손’ 폴란드 정권교체에 한화 불확실성 커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03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위기관리 시험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폴란드 정권교체라는 사업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모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김 부회장은 폴란드에 새로 들어설 내각, 방산기관 인사들과 관계를 다시 구축하는 한편 유럽, 중동의 여러 권역 잠재 고객들을 물색하며 영업 지역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필요성이 커졌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의 정권교체에 따라 기존에 폴란드 정부와 합의했던 무기 거래 협상에 관한 내용들이 수정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로 폴란드 정부를 구성하게 될 야권연합 인사들이 국내 방산업체들의 무기 구입에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치러진 폴란드 하원 선거에서 시민연단, 제3의길, 신좌파당 등 야권연합은 248석을 얻으며 전체 의석수(460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은 193석을 얻으며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의석을 얻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국내 방산업체들로서는 새로 집권하게 될 야권연합의 구성 면면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다. 기존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이 한국 무기 수출에 적극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야권연합은 국방 지출에 대한 기조 자체가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야권연합의 일원인 폴란드2050은 국방 시스템을 감사해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한국 방산업체들과 체결한 무기계약 내용을 수정할 팔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야권연합의 친유럽연합(EU) 성향도 국내 방산업체들에게 껄끄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야권연합에서 총리 후보로 내세우고 있는 도날드 투스크 시민연합 대표는 유럽연합 상임의장을 지낸 대표적 친유럽연합 인사로 꼽힌다. 

투스크 대표는 유럽연합의 중심국가인 독일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투스크 대표가 폴란드 총리에 취임하면 한국과 체결한 무기 구매계약을 취소하거나 축소해 독일 방산업체로 무기 공급선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2022년 7월 폴란드 정부와 대규모 방산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뒤 계약 내용을 이행하며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한화그룹은 2022년 7월 기본계약을 통해 K9자주포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그 해 8월 K9자주포 212문, 11월 천무 218대의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1차 수주를 통해 8조 원 넘는 수주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잔여 물량 가운데 일부인 152문을 공급하는 2차실행계획을 맺으며 3조4500억 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추가로 확보했다. 

다만 아직 잔여 물량이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로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조 단위의 막대한 수주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미 체결한 계약마저 무효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야권연합 인사들이 이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을 하기도 했던 만큼 전면 무효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야권연합 소속의 시몬 홀로브니아 폴란드 하원의장은 10일(현지 시각) 폴란드 민영 방송 ‘라디오 제트’에서 “법과정의당 정부에서 체결된 계약들은 무효화될 수 있다”며 “총선이 치러진 10월15일 이후 법과정의당은 국가 재정 운용을 중단하고 국가 운영에만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계약으로 합의된 물량의 잔여분이 전면 취소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폴란드 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한 야권연합이 비교적 다양한 성향의 정치세력을 포괄하고 있는 만큼 특정 정당이나 인물의 의견이 여과 없이 정책으로 반영될 여지가 크지 않은 편이다. 

야권연합 내 ‘제3의길’은 총선에서 3위 득표를 한 정당으로 중도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투스크 대표가 친유럽연합, 친독일 성향을 급진적으로 표출하게 되면 제3의길이 이탈해 야권연합의 연대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한국이 폴란드에 직접투자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도 한국과 관계를 손상시킬 만한 일은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폴란드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1위 국가다.    

하지만 수출 잔여물량이 축소될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폴란드 국민 80% 이상인 국방비 지출의 유지/증가에 찬성하고 있으나 기존 계획(국내총생산 대비 5%의 국방비 지출, 30만 명 군인 확보)을 유지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기본계약 물량에서 25% 수준의 감축을 예상하는 게 타당하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폴란드의 정권교체로 외교·안보 분야 내각 구성원이 바뀌고 무기구매를 담당하는 정부 측 인사들의 교체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으로서는 영업과 계약의 협상 상대가 바뀌는 데 따른 부담도 안게 됐다. 폴란드 정부를 상대하는 영업에서 이전과 같은 우호적 분위기를 기대할 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김동관 부회장은 폴란드의 새 정부 측과 접점을 늘리며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폴란드 외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외연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은 방산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그룹의 외연 확장에는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등의 직접적 군사 충돌이 진행되고 있다. 역내 긴장이 무기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중국의 패권 확장 전략과 맞물려 대만, 동남아시아, 호주, 인도 등의 인접국에서도 무기 수요가 늘어날 잠재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해양 진출의 길목에 있는 이들 국가들은 중국의 팽차아 전략에 대한 군사적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국방 전력을 보강할 여지가 크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국제 정세를 염두에 두며 해외 영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 방산사업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획득관리단(CASG)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며 금액으로는 24억 달러(3조1600억 원) 규모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의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또 한걸음 나아간 것”이라며 “우방국의 국가 안보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해양 안보를 위한 역할도 계속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도 중동 지역으로도 진출하는 데 공을 들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방산 큰손’ 폴란드 정권교체에 한화 불확실성 커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03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위기관리 시험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7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된  ‘EDEX 2023(이집트 방산 전시회)’에서 전시장 정중앙에 300m²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개설해 K9자주포와 K10탄약운반차 등으로 구성된 자주포 패키지 등을 전시한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EDEX 2023(이집트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K9 자주포 등의 성능과 기술력을 중동의 잠재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지정학적인 위기로 안보 수요가 커지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에서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자주포와 K10탄약운반차 등으로 구성된 자주포 패키지를 전시관 중앙에 배치하고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전술형 유도탄 천검, 다련장로켓 천무, 155mm 포탄 모듈화 장약 등도 선보였다. 

앞서 한화그룹은 2022년 이집트에 K9자주포와 탄약운반차를 수출하며 2조 원에 육박하는 수주를 확보한 적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집트와 성공적 계약 이행으로 중동지역에서 K방산의 기술과 신뢰를 확보했다”며 “최첨단 기술 기반으로 중동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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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확실하지도 않은 내용으로 며칠째 똑같은 기사만 나오네
폴란드 수주했다고 오른것도 없는데 똑같은 기사로 며칠동안 주구장창 내리고 아 짜증나
   (2023-12-13 16:5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