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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코오롱 80년대생 오너 부회장 시대, 김동관·정기선·이규호 '미래' 경쟁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12-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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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코오롱 80년대생 오너 부회장 시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03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규호</a> '미래' 경쟁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은 80년대생으로 최근 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세 부회장은 당장 각각 다른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재계 주요 그룹에 1980년대생 오너경영인들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그들이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강해지는 변화 요구에 따라 비슷한 나이에 부회장에 올랐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세 부회장이 마주한 도전과제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기존 방산과 태양광 사업 강화, 정 부회장은 친환경에너지 사업·디지털 전환 추진과 함께 그룹 전반의 관리, 이 부회장은 수소 등 신사업 발굴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최근 재계 인사를 분석해 보면 80년대생 오너3·4세 경영인들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전면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8월에는 한화그룹의 김 부회장이, 올해 11월에는 HD현대그룹의 정 부회장과 코오롱그룹의 부회장이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1983년생, 정 부회장은 1982년생, 이 부회장은 1984년생이다.

김 부회장은 지주사격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에서 모두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주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오른다.

젊은 오너경영인들이 부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산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 혁신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경영인과 비교해 오너경영인의 가장 큰 특징은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그룹의 장기 청사진을 그려놓은 뒤 이를 지속적으로, 또 빠르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고금리 기조, 미·중 사이 경제 패권 경쟁 본격화 등 이미 세계 무대로 나아간 기업들은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마주해 있다.

또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에 침투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업의 변화 역시 선택을 넘어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명확한 비전 아래 세워진 장기적 경영 전략, 변화를 위한 빠른 의사결정 등을 요구받고 있다.

또 단순히 이런 배경 탓에 80년대생 오너경영인들이 각 기업을 이끌게 된 것은 아니라는 시선이 나온다.

많은 오너3·4세들은 해외에서 학위를 받는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이를 기반으로 좋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적지 않은 기간 ‘경영수업’을 받으며 실무를 익히기도 했다.
 
한화·HD현대·코오롱 80년대생 오너 부회장 시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03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규호</a> '미래' 경쟁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당시 한화솔루원 상무)이 2015년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미국 폭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화>

김 부회장은 중학교 졸업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한화그룹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정 부회장은 석사학위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받았다. 2013년 HD현대그룹 입사 전까지 크레디트스위스와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2015년 아람코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선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일찍이 해외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나왔다. 이후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코오롱그룹의 경영수업 원칙에 따라 그룹 주요 계열사들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만 현재 각각의 젊은 수장들이 짊어진 역할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재계 오너3·4세들에게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신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꼽혀왔지만 각 그룹의 상황과 개인의 경력에 따라 기존 사업을 더 확대하는 역할이 강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그룹 핵심인 방산과 태양광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방산과 태양광 시장 확대에 발맞춰 두 사업 분야에 큰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을 목표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한화오션 인수까지 더해 육·해·공 통합방산 기업으로 재편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세계적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높은 기술력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는 배경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실제로 지난해 폴란드 정부와 8조 원 이상의 무기 공급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경쟁력을 인정받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3년 넘게 주택용, 상업용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한 브랜드 조사에서 10년 연속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타고 미국에 태양광 제품 가치사슬(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구축에 3조 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다만 최근 고금리 탓에 태양광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김 부회장에 과제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우선 미래 비전을 실행에 옮기는 과업에 가장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HD현대·코오롱 80년대생 오너 부회장 시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03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규호</a> '미래' 경쟁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당시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레스 에이전시 인스타그램>

정 사장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HD현대그룹의 미래 50년의 비전으로 ‘친환경에너지’와 ‘디지털 전환’을 꼽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계열사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에너지 가치사슬(생산-운송·저장-활용)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여기에 경영 모든 부분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HD현대그룹이 세계 1위 조선사로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정 부회장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다만 실적 관리 등 그룹 전반의 현안을 상세히 챙기는 역할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 곁에 4인의 부회장단이 올해를 기점으로 모두 용퇴하며 그룹 전반의 안정화 역시 오롯이 그의 몫이 됐기 때문이다.

2년 전 정 부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을 당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손동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가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잔뼈 굵은 경영인들이 든든한 보좌체계를 갖춘 셈이었는데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인사를 거치며 모두 직을 내려놓았다.

이 부회장은 여러 계열사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수소 분야 등 한 미래 신사업 육성 역할에 가장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이 부회장이 총괄할 미래 사업 전략을 짜는 전략부문을 지주사에 새로 신설했다. 동시에 새로 만들어진 지원부문 대표는 그룹에서 4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안병덕 부회장이 올라 그룹 전반의 관리를 담당한다.

이는 이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은 기간이 1년으로 짧은 탓에 이 부회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그룹의 조직개편으로 보인다.

코오롱그룹이 표방해 온 자율경영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이 부회장이 각각의 계열사 성장보다는 그룹 전체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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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당시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2021년 9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코오롱 유튜브 갈무리>

이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를 역임한 시간은 길지는 않지만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을 모두 거치며 다양한 사업 부문을 고루 거친 점은 코오롱그룹의 미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그룹은 지배구조에서도 차이가 있다.

한화그룹 오너는 창업주 김종희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거쳐 3세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진다. 김승연 회장은 여전히 그룹 총수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이 지주사업 및 방산과 에너지사업를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부문을, 막내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부문에서 후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다.

HD현대그룹은 정 이사장이 1988년 당시 현대중공업 회장에서 물러난 뒤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정 이사장은 HD현대 최대주주(26.6%)로 있다.

이 부회장은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로 아버지인 이웅열 명예회장에 이은 오너4세다.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명예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5년가량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춰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3·4세의 승계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최근 승진한 부회장들은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그룹을 책임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오너의 결단이 그룹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젊은 부회장들이 얼마나 우수한 역량을 보이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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