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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많지만 이직률 높은 CJ제일제당, 소통 진심 ‘ES’ 수평적 조직문화부터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07-10 16: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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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사람들만 좋은 회사’ vs ‘사람들 빼면 다 좋은 회사’

어떤 회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물음에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이른바 ‘ES’는 '사람들만 좋은 회사'를 골랐다. 올해 5월 CJ제일제당에서 실시한 생방송 임직원 간담회의 한 장면이었다.
 
급여 많지만 이직률 높은 CJ제일제당, 소통 진심 ‘ES’ 수평적 조직문화부터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사내에서 'ES'로도 통한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에 수평적, 혁식적 조직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최근 임직원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최 대표가 사내 라이브방송에서 소통하고 있는 모습. < CJ제일제당 >

최 대표는 자신의 선택을 두고 “좋은 인재들이 함께해야 회사의 비전을 만들고 업무 계획을 수립한 뒤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최 대표가 언급한 ‘좋은 인재’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한 ‘하고잡이’(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를 뜻할 가능성이 높다. 하고잡이 인재는 이 회장이 2018년 처음 언급한 뒤로 신년사 등에서 수시로 언급되고 있는데 ‘초격차역량’ 확보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최 대표의 진심이 사내문화와 보상을 향한 일부 직원들의 아쉬움을 덜고 '하고잡이 인재'들에게 ‘일할 맛 나는 직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10일 CJ제일제당이 최근 실시한 내부 조직명 개편은 본부, 실, 팀 등 위계별 조직 명칭을 없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CJ제일제당은 9일 내부 조직의 공식 명칭을 모두 영어로 바꾸기로 했다. 글로벌 조직간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규모를 고려해 커뮤니케이션실은 'Corporate Communication', '재무전략실'은 'Corporate Finance Strategy' 등으로 변경됐다. 

최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낸 CEO레터에서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진화하는 데 조직명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며 "지속적이며 일관성 있는 도전과 노력이 혁신의 토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물론 부서 이름을 영문으로 바꾼다고 해서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가 저절로 생겨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상대방을 부를 때 직급 대신 ‘님’자 호칭을 사용하고 임원들의 직급을 ‘경영리더’로 통일하는 등 수직적 위계문화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최 대표도 CJ제일제당 임직원들에게 자신을 '사장님'이나 '대표님' 대신 'ES'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고 있기도 하다.

최 대표는 임직원과 소통도 늘리면서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있다.

올해 5월 CJ제일제당이 실시한 간담회 ‘Live Talk ES SAY’가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이날 CJ제일제당의 대내외 경영환경, 비전, 인재상 등을 공유하고 참석한 직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최 대표 부임 이후 CJ제일제당은 직급체계 개편, 해외지사 교류 확대, 파격적인 성과보상제도입을 통해 능력중심의 인사제도를 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연근무제, 거점오피스, 사내벤처 공간 등을 도입해 근무환경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최 대표의 노력이 모든 직원들에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국내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이지만 사내문화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적지 않게 있다.

직장인 익명커뮤니티에서 CJ제일제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살펴보면 주로 급여성과보상이 적다는 지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70년 만에 생겨난 CJ제일제당 노동조합이 주로 성과 보상 문제를 놓고 사측과 교섭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급여 많지만 이직률 높은 CJ제일제당, 소통 진심 ‘ES’ 수평적 조직문화부터
▲  최은석 CJ제일제당의 조직문화 혁신노력이 일부 직원들의 아쉬움을 달래줄지 주목된다. 창사 70년만에 결성된 CJ제일제당 노조가 4월28일 충남 천안에서 정기대의원회를 가지고 있는 모습.

물론 CJ제일제당의 평균 임금은 식품 대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8545명의 평균 임금은 7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3조 원(2022년도 기준) 이상의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2위인 농심과 비교해도 2천만 원가량 높다.

다만 다른 회사보다 높은 평균 임금에도 CJ제일제당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그만큼 높지 않다. 이는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그만큼 높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7.1년이다. 하이트진로(16년), 오리온(11년), 롯데칠성음료(12.2년), 대상(10.7년), 농심(11.1년) 등의 식품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년 이상이다.

최 대표의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아직 조직 전체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CJ제일제당의 한 직원은 최 대표와 임직원의 간담회 당시 “일부 조직에서는 사내문화에 개선을 향한 최 대표의 의지에 공감하지 않고 리더계층이 구성원들을 압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는 의견을 온라인에서 내기도 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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