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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리어케어 조민숙, 헤드헌터를 헤드헌팅하는 기준을 말하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6-09 13: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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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발굴해 추천하는 인재(talent) 전문가, 일명 '헤드헌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재 전문가에 매력을 느껴 대학 졸업 뒤 곧바로 헤드헌터의 길로 접어들기도 하고 한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경력을 활용할 새로운 직무로 헤드헌터를 선택하기도 한다.”
 
[인터뷰] 커리어케어 조민숙, 헤드헌터를 헤드헌팅하는 기준을 말하다
▲ 조민숙 커리어케어 수석.

조민숙 커리어케어 수석은 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헤드헌팅이 기업의 주요 채용방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헤드헌터라는 직업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수석은 헤드헌팅업계에서 '헤드헌터를 헤드헌팅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채용 담당자다.

- 헤드헌터인가?

“헤드헌터 채용을 담당하고 있지만 헤드헌터는 아니다. 모든 직무의 채용을 다 담당한다. 물론 주로 많이 검토하는 직무는 컨설턴트다. 이른바 헤드헌터라고 불리는 인재 전문가다.”

- 헤드헌터를 헤드헌팅하는 셈이다. 유능한 헤드헌터를 어떻게 발굴하나?

“일반적 인재 발굴 과정과 비슷하다. 헤드헌팅 경력자의 학력과 경력, 성과, 가치관, 조직적응력 등을 검토해서 커리어케어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입사를 제안한다.”

- 헤드헌팅 경력자만 검토대상이 되나?

“아니다. 헤드헌팅 경력이 없어도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살펴본다.”

- 헤드헌터를 많이 만나봤을 것 같다.

“아마 국내에서 헤드헌터를 제일 많이 알고 있을 거다.(웃음) 헤드헌팅 경력자를 포함해 하루에 수십 명을 검토한다.”

- 후보자 발굴부터 면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나?

“현업에 있는 컨설턴트들과 함께 하는 사례도 있지만 초반에 혼자 만나는 일이 잦다.”

- 커리어케어에 입사하려는 사람들에겐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인 것 같다.(웃음). 주로 어떤 사람들을 컨설턴트로 뽑나?

“헤드헌터는 이른바 ‘속칭’이다. 정식 명칭은 이그제큐티브 서치 컨설턴트(executive search consultant)인데 핵심인재를 발굴해서 기업고객에게 추천하는 일을 한다. 대체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나고 산업동향과 시장흐름을 잘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에서 핵심을 잘 찾는 사람들이다. 인적자원(HR)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사람들과 소통을 좋아하고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유능한 헤드헌터로 성장해 간다.”

- 커리어케어의 헤드헌터 선발기준이 궁금하다.

“커리어케어는 다른 서치펌과 달리 팀 단위로 일한다. 그래서 나 홀로 일하는 사람보다 조직융화력이 있고 협업할 잘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 성과나 전문성도 중요할 텐데.

“헤드헌팅도 경험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커리어케어도 헤드헌팅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살피고 있다. 얼마나 오래 했느냐보다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를 더 관심 있게 본다. 기업이나 후보자와 소통하는 방식도 꼼꼼하게 살펴본다. 직업윤리와 가치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 헤드헌팅 경력이 없는 사람은 어떤 부분을 검토하나?

“산업이나 직무 전문성을 들여다 본다. 특정 분야의 핵심인재를 발굴하려면 해당 산업과 직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먼저 제안해서 선발한다는 점에서 헤드헌팅과 비슷한 것 같다. 이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헤드헌팅은 학교나 직장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직무다.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대체로 헤드헌터는 생각조차 못 해본 직업인 셈이다. 잘 모르는 직업을 스스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헤드헌터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아 먼저 제안하게 된다.”

- 지원자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

“헤드헌팅 경력이 있거나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알고 있는 사람이 지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커리어케어가 업계 1위 기업인 만큼 입사 희망자들이 많다.

그런데 막상 만나서 커리어케어의 조직운영이나 업무방식을 설명하면 혼란스러워 하는 지원자들도 있다. 혼자 자유롭게 일하다 팀 단으로, 그것도 정해진 틀에 맞춰 프로페셔널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또 커리어케어의 주고객이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이고 임원과 전문가 프로젝트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 얘기를 들어보면 뽑는 조건이 까다로운 편인데 절차도 그런가?

“채용절차를 설명하면 놀라는 분들이 많다. 우선 나와 프리미팅을 거친 뒤 작성된 지원서를 통해 서류면접을 하게 된다. 서류면접을 통과하면 실무면접, 인성검사, 임원면접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평판조회를 통과해야 최종 대표이사면접을 하게 된다.”

- 인터뷰 절차가 길기로 ‘악명이 높은’ 글로벌기업 만큼이나 까다로운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

“커리어케어가 업계 최고라고 불리고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컨설턴트들의 업무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발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인재를 발굴하고 추천하려면 컨설턴트가 그만한 전문성과 안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헤드헌터들은 왜 커리어케어로 옮기려고 하나?

“가장 큰 이유는 성장 욕구다. 커리어케어는 산업별 전문팀체제로 운영된다. 또 시장상황에 맞춰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팀이나 디지털팀, 법무팀처럼 특정 직무에 주력하는 전문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판조회를 전문으로 하는 씨렌즈(C·LENS)센터가 설립됐다.

따라서 헤드헌터들이 자신의 성향이나 목표에 맞게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 팀 단위로 일하고 업무여건이 잘 갖춰져 있는 것, 업계 1위에 해당하는 회사의 인지도와 신뢰도도 커리어케어를 선택하는 주요 이유다. 그리고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데 커리어케어는 성과급제인 대다수 서치펌과 달리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컨설턴트의 근무 안정성을 높여 장기근속을 이뤄내야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입사 뒤 반응은 어떤가?

“예상했던 것과 달라 많이 놀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커리어케어는 우선 다른 서치펌과 달리 40여 만 명의 인재정보가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어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또 업무시스템과 프로세스가 굉장히 체계적이다. 특히 프로젝트의 진행속도, 직업윤리, 고객과 후보자에 관한 서비스 만족도를 매우 중시한다. 이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다소 퍽퍽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커리어케어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커리어케어의 헤드헌팅 수수료가 다른 곳보다 비싼데도 주요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이 커리어케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한다.”

- 데이터베이스(DB)가 잘 갖춰져 있는 모양이다.

“커리어케어의 DB에 관해서는 정평이 나 있다. 20여 년 동안 체계적으로 쌓아온 고객기업 분석 자료와 프로젝트 진행 기록, 임원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 정보는 커리어케어의 인재추천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핵심요소이다."

- 한동안 헤드헌팅은 은퇴 뒤 하는 일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사람들이 헤드헌팅에 유리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다 보니 헤드헌팅은 현업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이 제2의 직업으로 삼는 사례가 많았다. 그런데 커리어케어 같은 대형 헤드헌팅회사가 등장하면서 이런 인식은 사라졌다.

업력이 있는 대형 헤드헌팅회사는 기업고객 기반이 탄탄하고 후보자 정보가 풍부하다. 덕분에 현업경력이 다소 부족해도 헤드헌팅회사에서 업무경험을 쌓으며 조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헤드헌팅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헤드헌터들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헤드헌팅회사에 일찍 합류해 체계적 교육훈련과 업무경험을 통해 프로페셔널로 성장하는 게 더 좋은 길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 헤드헌터들도 이직이 많은가?

"그렇다. 써치펌도 규모와 업력, 인지도에 따라 고객기업이나 담당하는 프로젝트, 근무환경, 보상구조가 많이 다르다. 따라서 헤드헌터들도 작은 서치펌에서 큰 서치펌으로 옮겨 가면서 인재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조 수석은 “한국의 유능한 헤드헌터는 모두 커리어케어에 있고 커리어케어 컨설턴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헤드헌터라는 생각으로 헤드헌터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어케어의 문은 늘 열려 있다. 커리어케어에서 인재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면 일단 두드려 보라.”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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