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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차 전기차배터리 변수 많아, 정의선 내재화 서두르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3-05 15: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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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코나 전기차 배터리 리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다툼 등으로 전기차배터리 조달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배터리 일부를 내재화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배터리 조달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재화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늘Who] 현대차 전기차배터리 변수 많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내재화 서두르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다툼이 장기화하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배터리 조달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용 플랫폼 E-GMP 3차 물량 배터리를 받을 업체로 중국의 CATL과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영업비밀 침해 보상문제를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결정을 받아들이면 현대차 역시 미국 전기차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정 회장이 손쉽게 SK이노베이션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늘리는 데는 최근 코나 전기차 화재사고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코나 전기차 리콜비용을 놓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3대7로 나눠내기로 했는데 시장에서는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결함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전기차배터리분야에서 삼성SDI의 손을 잡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현대차그룹이 쓰는 파우치형이 아닌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CATL 물량을 늘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기조를 지속 유지하는 것은 전기차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지속해서 높인다는 점에서 정 회장에게 부담일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발표한 ‘2020년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 판매 및 정책동향’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론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배터리 원자재 광산 장악 등으로 전기차 위주 산업 재편은 국내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뿐 아니라 주행거리 등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이다.

전기차시장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상황에서 배터리 조달 안정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현대차는 이미 중장기적으로 일정 부분 전기차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진행한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시장별, 차급별, 용도별로 다양화할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2030년까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양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배터리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분관계에 따라 사실상 일부 물량을 내재화한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글로벌 상위권 완성차업체로 도약한 데는 1990년대 내재화한 엔진 역할이 컸다.

현대차는 1980년대부터 엔진 자체 개발에 힘을 실어 1990년대 알파엔진과 베타엔진, 델타엔진 등을 잇달아 개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전기차시대 배터리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으로도 평가되는 만큼 정 회장에게 배터리 내재화는 결국 시기 문제일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필두로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매년 기업설명회 형식의 ‘배터리데이’를 진행하고 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배터리데이에서 2023년부터 성능은 더 좋고 가격은 현재의 절반인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대량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에서 얼마나 빨리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느냐도 정 회장의 배터리 내재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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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

전기차배터리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는 장치산업이기도 하지만 선진기술이 필요한 기술산업이기도 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업체의 기술적 우위가 분명한 앞으로 5~7년 동안은 완성차업체의 내재화 비중이 낮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완성차업체의 자체생산 필요성이 커지고 기술이 충분히 축적되면 내재화 비중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지난해 말 CEO인베스터데이에서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며 “현재 여러 배터리업체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공동개발 및 수급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어만 사장은 “확대하는 전동화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별, 차급별, 용도별로 성능과 가격을 최적화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차세대 전고체배터리를 주도적으로 선행 개발하고 있다”며 “2030년부터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본격 양산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 조달 전략과 관련해 지난해 말 CEO인베스터데이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외부업체와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기차배터리뿐 아니라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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