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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구원투수로 돌아온 새 CEO 겔싱어, 애플 잡스처럼 성공신화 쓸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1-24 15: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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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구원투수로 돌아온 새 CEO 겔싱어, 애플 잡스처럼 성공신화 쓸까
▲ 팻 겔싱어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 < VM웨어 >
팻 겔싱어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위기를 맞은 인텔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거물 CEO 한 사람이 회사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과거 스티븐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 아이폰 신화를 만들고 리사 수가 AMD 대표로 취임해 인텔의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해 놓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장의 기대 속에 취임하는 겔싱어 CEO가 인텔의 부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겔싱어 CEO는 정식 취임 전인데도 21일 열린 인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등장해 인텔을 향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인텔이 반도체 생산을 외주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 “7나노 공정이 안고 있던 문제를 회복했다”며 “2023년 출시할 제품 대부분을 자체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겔싱어 CEO는 특정 기술과 제품은 외부 위탁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며 2월 최고경영자 취임 이후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인텔은 역대 최고 연간 매출을 내면서 주가가 21일 6.5% 올랐지만 겔싱어 CEO가 남긴 불확실성에 22일 9.3% 하락했다. 겔싱어 CEO는 취임 이후 상당 기간 시장의 부정적 평가와 맞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7나노 미세공정 진입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텔 제품이 경쟁사인 AMD의 제품보다 뒤지는 성능을 보이고  애플이 반도체 자체생산에 나서면서 주요 고객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인텔의 경쟁력 상실을 지적하면서 반도체 생산을 중단하고 팹리스(설계 전문회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으로서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그러자 인텔은 밥 스완 현 CEO를 취임 1년여 만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인텔이 다음 CEO로 선택한 사람이 겔싱어 VM웨어 CEO다. 

밥 스완 CEO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것과 달리 겔싱어 신임 CEO는 인텔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특히 그는 인텔 최초로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오른 기술전문가이기도 하다.

겔싱어 CEO는 2009년 인텔을 떠난 뒤 EMC를 거쳐 VM웨어에서 CEO를 맡았다. 2018년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전 CEO가 인텔에서 물러났을 때도 다음 CEO로 물망에 올랐으나 겔싱어는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거부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겔싱어 CEO는 이번에는 인텔 복귀를 결정했다. 그는 “회사, 업계, 국가에 중요한 시기에 인텔에 다시 합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텔이 겔싱어 CEO 선임을 발표하자 인텔 주가는 장중 13% 오르는 등 시장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떨어진 인텔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겔싱어 CEO가 가장 적임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크리스 카소 레이먼드제임스 연구원은 “인텔 CEO로 겔싱어보다 더 나은 후보를 생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인텔 구원투수로 돌아온 새 CEO 겔싱어, 애플 잡스처럼 성공신화 쓸까
▲ 팻 겔싱어 VM웨어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10월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이 진행하는 '더넥스트웨이브'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유튜브 채널>

그의 복귀를 애플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떠났다가 1996년 다시 애플로 돌아온 사례와 비교하는 시각도 나온다. 잡스는 복귀한 뒤 아이팟과 아이폰을 차례로 선보이며 애플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기술 전문가인 겔싱어 CEO에게 AMD를 부활시킨 리사 수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리사 수는 폐업 직전에 놓인 AMD에 CEO로 취임해 라이젠 CPU를 성공시키는 등 인텔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키워냈다.

겔싱어 CEO는 인텔에서 이어지고 있는 핵심 인재의 유출을 막고 인텔 기술력을 향한 의구심을 해소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겔싱어 CEO 선임 이후 과거 인텔 수석엔지니어였던 글렌 힐튼의 복귀가 결정됐다.

인텔의 문제가 단순치 않기 때문에 겔싱어 CEO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스 모세스만 로젠블라트증권 연구원은 “(겔싱어 CEO)는 기념비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인텔의 구조적 문제는 해결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가 인텔의 재도약을 이끄는 데 성공한다면 스티브 잡스나 리사 수처럼 명성은 물론 상당한 부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겔싱어 CEO에게 성과에 따른 보상을 포함해 1억1600만 달러(1282억 원) 규모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 연봉의 두 배 수준이며 2019년 미국 S&P기업 CEO 중 최고액이던 리사 수 연봉 585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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