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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지지 1위 이재명, 싸움닭 이미지 벗고 민주당과 부드럽게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1-01-19 16: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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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과 관계에서 몸을 낮추고 있다.

대통령선거 지지도에서 1위를 지켜나가면서 민주당과 관계에서 싸움닭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대선주자 지지 1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싸움닭 이미지 벗고 민주당과 부드럽게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는 19일 ‘재난기본소득 관련 당 공식입장에 대한 이재명 지사 측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방역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2차 재난기본소득의 집행시기와 지급대상, 지급수단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의 발표는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전날인 18일 오후 8시께 이 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자체의 자율권을 존중하되 방역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 당의 공식입장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사로서는 설 전에 모든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1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존 태도에서 일단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 지사는 늦어도 22일까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의 지급계획을 발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의 지급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만큼 기존의 방침대로 설 전 지급에 무게를 두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당의 의견을 반영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지사가 그동안 모든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보편지급'을 주장해 왔다. '선별지급'을 선호하는 민주당 주류와 결이 많이 달랐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당 안팎의 반대의 목소리에 비교적 유화적 태도를 이어왔다.

이 지사는 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그의 보편지급을 놓고 ‘단세포적 논쟁’이라 비판한 것을 두고 반발하지 않고 '고마운 권고'라고 한껏을 몸을 낮췄다. 그는 같은 날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 말 모두가 사리에 부합한다”이라며 “총리의 말 중에는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 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는 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이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준다”고 이 지사를 공개 비판했다.

이 때도 이 지사는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중앙정부는 물론 당과 발맞추는 일은 당연하고 중요하다”며 “‘원팀’으로서 애정어린 충고해주신 김 최고위원님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이런 변화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새해 들어 실시된 다음 대선주자 지지율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가 계속 선두를 달리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23%의 지지를 받아 윤석역 검찰총장(13%)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10%) 등에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섰다.

이 지사는 지지율이 높아질 수록 위험성도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가 새해 들어 전직 대통령의 사면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역풍을 맞은 일은 이 지사에게 반면교사가 됐을 것이다. 일종의 '부자 몸조심'인 셈이다. 

이 지사에게 민주당 내부의 지지는 여전히 약점이다. 대선주자로 1위를 계속 지킨다면 당의 지지도 따라오겠지만 1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당의 지지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지사는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민주당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잡지는 못하고 있다. 

이달 초에 민주당 당내 게시판에서 ‘이 지사의 출당’과 ‘이 대표의 사퇴’를 놓고 벌어진 투표 경쟁은 이 지사를 향한 당내 핵심지지층의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대표의 사퇴에는 66% 정도가 찬성한 반면 이 지사의 출당에는 95%의 찬성률이 나왔다.

이 지사가 최근 들어 ‘원팀’, ‘자랑스런 민주당원’ 들을 자주 입에 담는 것도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게 다가서기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사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뒤 “100년 만의 세계사적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한번 생각했다”며 “경기도가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되도록 민생과 경제를 지키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의 임기 5년차에 늘상 등장하던 '대통령과 차별화'와는 완전히 반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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