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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맡은 박정호, 지배구조 개편 짊어져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12-03 17: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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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도 겸직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믿고 맡긴 중간지주사 전환작업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3일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재 맡고 있는 SK텔레콤 대표에 더해 SK하이닉스 부회장에도 오르게 됐다. 
 
[오늘Who]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맡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지배구조 개편 짊어져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 내부의 시선도 비슷하다.

박 사장에게 반도체사업부문의 역할을 맡겼다기보다는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있는 SK하이닉스의 내부 경영상황을 두루 아우를 수 있도록 권한을 더해줬다는 것이다.

한 SK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이 원래도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고 있었던 만큼 SK하이닉스에서 역할은 지금까지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부회장 선임은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처럼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맡게 되면서 기존 이사회 의장은 내려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을지 계속 맡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SK 측은 말했다.

SK그룹은 경영의 투명성 강화 등을 이유로 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핵심 이유이자 가장 큰 걸림돌이다.

SK하이닉스는 사업규모나 성장성, 이익 측면에서 SK그룹의 대표 계열사다.

하지만 현재 지배구조체계에서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이고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다. 이에 따라 사업확장을 위한 새로운 투자 등에 제약을 받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그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인수할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논의해왔다. SK텔레콤이 사업회사와 투자부문회사로 분할한 뒤 SK텔레콤의 투자부문과 지주회사 SK를 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꼽힌다.

SK그룹은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서두를 이유가 더 많아졌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을 추진하려면 우선 SK하이닉스 지분 10%가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증대하면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데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처음으로 11만 원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박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2000년 신세기통신 인수,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에 크게 기여하며 SK그룹의 변곡점에서 공을 세워왔을 뿐 아니라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최태원 회장이 2017년 박 사장을 SK텔레콤 대표에 선임할 때부터 지배구조 개편 과제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시선이 나왔다.

최 회장은 2016년 10월 그룹 CEO 세미나에서 “일부 계열사들은 중간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그 해 12월 박 사장을 SK텔레콤 대표이사로 보냈다. 

박 사장 스스로도 SK텔레콤 대표에 오른 뒤 여러 차례 중간지주사 전환을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박 사장은 2019년 1월 CES 2019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을 올해는 꼭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최적의 구조를 만들어 필요한 부분을 개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대표와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하면서 지배구조 개편뿐 아니라 통신과 반도체사업의 시너지를 통한 새 먹거리 발굴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텔레콤은 ‘빅테크’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온힘을 쏟으면서 ‘인공지능 반도체’사업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11월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사피온’이라는 이름을 붙여 선보였는데 이 반도체의 맞춤형 설계에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박 사장이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으로 ICT기술분야 등 반도체와 통신이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들을 찾아왔다”며 “부회장에 올라서도 이런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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