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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생명 재무건전성지표 높이기 시급, 김영만 채권재분류 만지작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12-02 15: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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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DB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 지표를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보험사의 대표적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적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DB생명 재무건전성지표 높이기 시급, 김영만 채권재분류 만지작
▲ 김영만 DB생명 대표이사 사장.

다만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있는 만큼 채권재분류를 실시할 가능성도 나온다.

2일 DB생명에 따르면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3분기 기준 162.51%인 지급여력비율이 약 19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DB생명은 15일 최대주주인 DB손해보험이 DB생명 보통주 1200만 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김영만 사장이 9윌 취임한 뒤 석 달 만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다.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이 될 수도 있다.

DB생명의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019년 3분기 189.8%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김 사장은 유상증자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200% 가까이로 높이더라도 생명보험사 평균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92.64%다.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인 DB손해보험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DB손해보험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유상증자 이외에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릴 수 있다. 

다만 후순위채는 채권 만기가 5년 미만이 되면 자본 인정비율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고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신종자본증권도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연간 약 120억 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채권조달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앞서 DB생명은 2018년부터 모두 171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 후순위채는  2028년과 2029년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2~3년 동안은 전액 자본으로 인정된다. 신종자본증권도 두 차례에 걸쳐 700억 원을 발행했다.

김 사장은 지급여력비율 개선에 효과적으로 여겨지는 자본계정 내 채권재분류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자본계정에서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계정 재분류를 실시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만기보유채권은 만기까지 보유가 확정된 장기채권을 말한다. 매도가능채권은 매도를 위한 목적으로 매입한 채권이다.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하면 만기보유채권을 매입했을 때 금리와 현재 금리를 비교해 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평가이익이 기타포괄손이익으로 자기자본에 계상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 금액이 상승해 지급여력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DB생명은 3분기 기준 약 1조5천억 원 규모의 만기보유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DB생명 관계자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 조달은 대부분 마친 상황”이라며 “새로운 회계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건전성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략을 세우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재분류는 미래에 발생할 이익을 현재 이익으로 끌어오는 회계처리인 만큼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당분간 저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많은 보험사들이 채권재분류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고 있다. 올해에는 생명보험사 가운데 DGB생명과 NH농협생명이 채권재분류를 실시했다.

중소형생명보험사인 DGB생명은 5월 4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량 재분류했다. DG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3월 말 187.5%에서 6월 말 325.3%로 137.7%포인트 상승했다.

대형생명보험사인 NH농협생명도 6월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200%에 미치지 못했는데 채권재분류를 통해 9월 기준 314.9%까지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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