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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조선업 유지 요구 커져, 산업은행 새 주인 선정 부담 안아
감병근 기자  kbg@businesspost.co.kr  |  2020-11-22 15: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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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운영할 수 있는 곳에 한진중공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신탁사, 해운사 등이 참여했는데 조선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곳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한국토지신탁, SM그룹, 사모펀드 컨소시엄 4곳 등 모두 7곳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매각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 지분 83.45% 가운데 KDB산업은행 보유 지분이 63.44%에 이른다.

KDB산업은행은 예상보다 많은 원매자가 몰렸지만 한진중공업 매각을 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산시와 노동계에서 한진중공업이 핵심자산인 영도조선소를 유지하며 조선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곳에 매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와 부산 시민단체들에 이어 부산시도 영도조선소 유지를 한진중공업 매각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10월28일 KDB산업은행을 방문해 “한진중공업 매각을 자본논리보다 고용안정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건설부문, 조선부문과 부동산임대업 등을 하는 기타부문으로 구분된다. 부문별 매출비중은 3분기 기준으로 건설 50%, 조선 30%, 기타 20% 수준이다. 

문제는 원매자들 가운데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자금조달력이 확실한 KDB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하면 한진중공업의 조선업을 유지할 만한 능력을 지닌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국토지신탁과 사모펀드들은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 가능성을 보고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 영도조선소는 연면적 26만㎡ 규모로 상업지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대규모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부산 영도조선소 건너편에서 대규모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부산 북항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상업지 용도변경이 이뤄진 부산 영도조선소는 땅값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부동산개발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한진중공업 주가 상승을 감안한 예상 매각가 6800억 원을 크게 웃돈다.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3분기까지 영업손실 219억 원을 냈다. 2012년 이후 8년째 계속된 영업손실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토지신탁이나 사모펀드들은 인수 이후에도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울 만한 조선업 운영 경험이 없는 만큼 영도조선소 문을 닫는 것을 전제로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SM그룹은 해운업과 조선업의 시너지를 활용해 영도조선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 조선업 운영은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진중공업은 상선을 만들던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매각해 특수선 중심의 영도조선소만 남아있다. 

SM그룹이 인수한 뒤 영도조선소에 시설투자를 해 상선을 건조하지 않는다면 수리분야에서만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인데 이는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규모가 아닐 수도 있다.

SM그룹은 대한해운, 대한상선, KLCSM 등 해운사를 통해 70척의 상선을 운용하고 있다.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을 우선 인수한 뒤 STX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KHI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을 넘기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KHI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을 창원시 진해구로 옮기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산시가 역외 이전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KDB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매각을 계획대로 올해 안에 끝내지 못하면 내년에 지분을 보유한 회사 매각과 관련해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인수로 방향이 잡혀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더라도 KDB생명, 대우건설 등 KDB산업은행이 매각을 주도해야 할 회사들이 여럿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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