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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층 외연 확대 잰걸음, 민주당 안 약한 기반 넘기 속도붙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09-29 16: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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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밖에서 지지층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내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지층 외연을 확대하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지지층 외연 확대 잰걸음, 민주당 안 약한 기반 넘기 속도붙여
이재명 경기도지사.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진보적 의제를 선점해 진보층의 지지를 다지면서 사안에 따라 보수층에도 열린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이 지사는 전국 소상공인단체 대표와 간담회를 가진 뒤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의 지갑이 메말라가는 상황에서 재벌기업의 수십조 법인세 감면 분은 재벌 곳간에 쌓일 뿐이지만 이를 지역화폐로 국민에게 이전하면 가계와 골목을 살리고 국가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줌)’이란 말을 즐겨 쓰는 만큼 부유한 개인이나 기업이 약간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경제적 취약 계층을 돕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진보적 선명성을 거듭 드러낸 셈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진보적 의제들을 잇달아 제시하며 민주당 대선후보군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덕분에 이 지사는 정의당 등 진보정당 지지층으로부터 지지율을 끌어 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이 지사는 정의당 등 진보정당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는 대선주자로 꼽힌다.

정의당에서 이 지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정의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종철 후보는 28일 YTN 라디오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이 지사를 정의당의 경쟁자로 설정하고 “이 지사보다 더 앞서나가는 진보정책을 내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이 지사는 합리적 태도로 보수 성향의 지지층을 늘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 지사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개천절 드라이브스루 집회(차에 탄 채 진행하는 집회 방식)를 놓고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며 정부와 민주당과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회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적 태도를 내세운 것이지만 보수층에서 개천절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 분위기와 결이 사못 다르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지사의 이런 행보를 두고 민주당 밖에서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며 지지율을 높이려 한다고 본다.

당내 지지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 지사의 대선 가도에서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데 이 지사는 현재 2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을 한단계 더 끌어 올리는 것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낙연 대표와 달리 확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친문재인 핵심 지지층에서는 이 지사를 향한 거부감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을 거세게 공격하면서 핵심 친문 지지층들과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사의 대선 경쟁자인 이낙연 대표가 친문의 지지를 어느 정도 확보한 데다 당대표의 지위 덕분에 당내에서 지지기반을 더 확대할 여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미약한 이 지사의 당내 지지기반은 민주당의 대선경선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압도적 지지율을 얻어 대선주자 입지가 크게 강화되면 당내에서도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이 지사에게 마음을 여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29일 발표된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9월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이 지사는 21.4%의 지지율을 보이며 22.5%의 지지를 받은 이낙연 대표와 오차범위 안에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31.8%의 응답을 받아 47.7%의 지지를 얻은 이낙연 대표에 뒤졌지만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등 다른 정당들이나 무당층, ‘선호 정당 없음’에서는 대부분 이 지사가 이 대표를 앞섰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이 대표보다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진보나 보수라는 이념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지지층 외연을 넓혀나가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이 지사는 28일 공개된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보수 지지층의 관심과 호감을 받고 있는 모습이 확장성으로 여겨지면서 동시에 불안정성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에 “나는 법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 보수주의자지만 기존 질서를 바꿔보자는 점에서는 진보적”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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