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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정희,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09-25 15: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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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2021년부터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최근 여러 임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도출하고 있는 만큼 국내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 원 이상) 약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8086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정희</a>,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안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받아들이면 2021년 초에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뉘는데 폐암 환자의 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레이저티닙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유한양행 주도로 글로벌 단독 임상3상에 들어갔고 얀센 주도의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임상도 올해 10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레이저티닙의 판권(한국 제외)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1조4천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1993년 SK케미칼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30개의 신약을 개발했다.

하지만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인 의약품은 6개 밖에 없다. 올해 매출 1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도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HK이노엔의 위장질환 치료제 ‘케이캡’ 등 3개뿐이다.

이처럼 국내 신약의 매출이 최고 1천억 원에 불과한 것은 국내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국내 신약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하나 뿐이다.

이정희 사장이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기술수출해 단독임상과 병용임상, 2가지 방법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부터 글로벌 신약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 초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유양양행이 그저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로 머물면 안된다는 것이 대표이사 취임 당시 생각이었다”며 “레이저티닙 등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향후 1~2년 내에 투자금액 대다수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치료제인 ‘타그리소’를 넘어서야 한다.

타그리소는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세계에서 연매출 3조 원가량을 내고 있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뒤 출시 4년 만에 비소세포폐암 1, 2차 치료 적응증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유한양행의 경쟁사 한미약품도 폐암 치료 후보물질 ‘올리타’를 개발했지만 2018년 결국 임상3상을 포기했다. 개발에 성공해도 타그리소에 밀려 혁신신약으로서 가치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레이저티닙의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 등에서 타그리소보다 객관적 반응률(ORR)이 높았고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게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항암제 아미반타맙을 7개월 동안 병용투여한 결과 20명 전원의 종양 크기가 30% 이상 축소된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1b상의 연구책임자인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객관적 반응률이 모든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약제의 항종양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고 빠르게 볼 수 있는 지표이자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며 “그런 지표에서 타그리소보다 우월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타그리소의 높은 가격도 레이저티닙의 수요를 높일 수 있다. 타그리소는 현재 국내에서 한 달 약값이 700만 원이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이 타그리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보험에도 등재된다면(타그리소는 건강보험에 미등재) 국내에서는 타그리소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타그리소의 연간 치료비가 15만 달러(약 1억7592만 원)에 이르는데 레이저티닙의 치료비는 병용요법 8만 달러(약 9382만 원), 단독요법 5만 달러(약 5864만 원)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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