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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GM과 달리 니콜라 구애 거절했다, 정의선은 눈치 챘을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9-14 16: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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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의 사기 가능성을 미리 알았을까?

정 수석부회장은 니콜라가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시장 기대감을 등에 업고 적극적 구애를 펼칠 때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현대차의 앞선 수소차 기술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GM과 달리 니콜라 구애 거절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은 눈치 챘을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로 촉발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주 겸 CEO의 사기 논란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경쟁력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기 논란의 핵심은 니콜라가 아직 수소전기차를 만들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는 수소전기차 기술 확보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달리 수소전기차시장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 니콜라 논란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논란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수소전기차산업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밀턴 CEO는 니콜라가 사기라는 힌덴버그리서치의 주장을 놓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는데 조사결과 사기로 판명되면 글로벌 수소전기차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수소전기차시장은 그린수소를 향한 유럽연합의 대규모 정책적 투자와 수소전기차 경쟁력 확대를 위한 중국의 정책 강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상용수소차 의무판매제도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예상됐던 니콜라-GM 연합의 힘이 약화한다면 현대차의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병화 연구원은 “테슬라는 약 10년 동안 전기차의 성공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지만 니콜라의 위상은 다르다”며 “현재 수소전기차시대를 주도하는 아이콘은 현대차와 일본의 토요타로 니콜라의 부침이 글로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턴 CEO는 8월 국내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에 협력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을 밝히며 현대차와 협업을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당시는 니콜라가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수소전기차시장 확대를 향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을 때다. 니콜라 시가총액은 한 때 현대차를 뛰어넘기도 했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니콜라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니콜라의 기술적 부실을 사전에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분야 글로벌 CEO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회장을 맡을 정도로 글로벌 수소시장의 동향과 흐름, 수소산업 기술을 향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소전기차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올해가 돼서야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밀턴 CEO는 2016년 12월 수소전기트럭인 니콜라 원을 발표하기 몇 개월 전인 7월까지도 압축천연가스(CNG) 트럭을 사업 중심에 놓았을 뿐 수소전기트럭을 알리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수소전기차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니콜라의 기술적 부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니콜라의 제안을 거절했을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토요타와 함께 수소차와 관련해 개발능력과 대량생산체제를 동시에 갖춘 업체인데 최근에는 조금 더 앞선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수소전기차 넥쏘를 앞세워 일본시장 재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업계는 기술적 자신감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일본시장에 진출하면 2009년 철수 뒤 11년 만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니콜라의 투자유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현대차에 크게 부담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와 GM의 협력이 발표됐을 때도 현대차에게는 위기보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글로벌 미래차시장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니콜라와 GM의 협력은 시장 확대와 미국 인프라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GM과 달리 니콜라 구애 거절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은 눈치 챘을까
▲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주 겸 CEO.

더욱이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와 관련해 현재 미국보다 유럽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수소전기차시장 확대는 완성차업체의 제품 경쟁력만큼이나 인프라, 보조금 등 각국의 정책 지원도 중요한데 미국은 친환경 규제 완화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미국 1위이자 글로벌 4위 완성차업체인 GM이 숱한 논란에도 니콜라의 손을 잡은 만큼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기를 치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GM은 니콜라에 2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고 앞으로 니콜라의 픽업트럭인 ‘배저(Badger)’를 제조하며 여기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모듈도 공급하기로 했다.

GM은 20세기부터 수소전기차 연구개발을 진행한 곳으로 현재 대량생산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장성만 확보할 수 있다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니콜라의 성장성과 브랜드 힘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밀턴 CEO의 지금껏 의문스러운 행보를 뒤집을 만큼의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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