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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이사회에 사모펀드 속속 합류, 의사결정구조 대변화 예고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9-11 14: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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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분을 확보한 해외 사모펀드 2곳이 새 사외이사 후보를 지명해 이사회를 통한 경영참여와 의결권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 사모펀드 주주 영향력이 커져 주가 부양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독립성도 강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에 사모펀드 속속 합류, 의사결정구조 대변화 예고
▲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

1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는 대로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지분 확보로 의결권을 얻은 사모펀드 주주가 이런 논의를 주도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지주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이쿼티아시아가 각각 약 4% 지분을 보유하도록 신주를 발행해 배정하는 1조16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두 사모펀드는 이사회 동의를 받아 각각 사외이사 1명씩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사모펀드 주주가 이르면 내년 3월 주주총회 뒤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추천한 이윤재 사외이사도 현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모펀드 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는 주로 사모펀드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되는 만큼 이사회에서 사모펀드 주주들이 차지하는 영향력도 그만큼 커지게 되는 셈이다.

사모펀드 주주는 근본적으로 기업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주가 부양정책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모펀드 주주 권한 강화는 결국 다른 주주에도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주를 대변해 활발히 중간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재일교포 주주 비중이 컸는데 앞으로 주주 구성과 이사회에도 사모펀드 세력이 커지면서 다양성이 확대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 비중은 15%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사모펀드 대상 유상증자 이후에는 지분가치가 희석돼 지분율이 10% 초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를 포함한 사모펀드 3곳의 지분율과 비슷해지는 수준인 만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와 주주 구성에서 재일교포 주주가 차지하는 영향력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이사회와 주주 무게중심이 재일교포에서 사모펀드로 이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사 경영에 최선의 결과를 이끌기 위해 주주들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사회에 다양한 주주 이해관계가 반영되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등 CEO의 독단적 결정을 막을 수 있고 금융당국의 경영개입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유상증자를 통한 이사회 지배구조 독립성 강화로 미국 등 선진국 대형은행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주가를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이전부터 금융당국 외압이나 경영진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의사결정체계와 독립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 이사회에 사모펀드 속속 합류, 의사결정구조 대변화 예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주주추천 이사제를 도입하고 올해는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원 다양화에도 힘써오고 있다.

사모펀드 주주들이 추천하는 새 사외이사 선임을 계기로 신한금융지주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이사회에 큰 폭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며 이 가운데 2명은 6년 임기 제한에 걸려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

지난해 말 조용병 회장의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했던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이미 교체됐거나 교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 회장을 견제하는 이사회 역할도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

서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가장 시급한 전략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주요 경영전략에 CEO의 독단적 결정이나 금융당국 개입이 어려워져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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