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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정몽규에게 최후통첩, "아시아나항공 거래 결단할 시점"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8-03 16: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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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47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규</a>에게 최후통첩, "아시아나항공 거래 결단할 시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오후 2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거래 무산의 모든 책임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인수하면 최대한 돕겠지만 재실사와 소송 가능성을 일축하며 정 회장에게 빠르게 결단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 회장은 3일 오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인수 무산이 불가피하다”며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계약금 반환소송 가능성을 놓고는 소송의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회장은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하등 잘못한 게 없고 모든 법적 책임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있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장은 근거도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무산 위험과 관련해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인을 제공했으니 소송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본인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시종일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앞으로 경영활동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들어 정 회장을 향한 압박강도를 높였다. 사실상 매각 무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HDC현대산업개발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태까지의 과정을 보면 과연 시장의 신뢰를 우리가 주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시장 신뢰를 못 받는 경우에는 우리가 앞으로 여러 가지 협의나 경제활동을 할 때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력사업인 건설업이 정부의 인허가와 관련이 높다는 점을 비춰 볼 때 정 회장으로선 그냥 넘기기 어려운 말로 보인다.

이 회장은 재실사 가능성은 일축했다. 재실사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진짜 결단을 내릴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의 쓸데없는 공방은 마무리짓고 양쪽이 진지하다면 협상을 종결지을 때가 됐다”며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며 허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항공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코로나19라는 먹구름이 걷히면 또다시 좋은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5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결정을 내릴 때 항공산업의 장기적 전망을 밝게 봤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어려워졌지만 많은 국가들이 항공산업을 도와주고 있고 우리도 같은 입장에서 항공사들의 코로나19 극복에 최대한 협력한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항공산업은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의 유통기업 ‘몽고메리 워드’와 ‘시어스’의 예를 들었다.

몽고메리 워드는 20세기 미국 기업이 했던 최악의 판단 실수로 자주 거명되는 곳이다. 몽고메리 워드의 사장인 시웰 애버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 전쟁에 참가했던 병사들이 실업자가 돼 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투자를 가능한 줄이는 경영을 선택했다. 반면 라이벌기업 시어스는 은행 대출을 통해 교외로 사업을 확장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했다.

전쟁이 끝난 뒤 시어스의 전망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으며 몽고메리 워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 회장은 “두 기업의 운명을 갈라놓은 사건”이라며 “두 회사가 어떤 판단을 해서 한 회사는 쇠락의 길을 걸었고 다른 회사는 미국 소매시장을 평정하는 대기업으로 거듭났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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