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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마이너스 정제마진’ 늪에 빠져 적자탈출 계속 악전고투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0-07-08 13: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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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넘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설비 가동률 조정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으나 거대 장치산업의 특성상 가동률 조정에는 한계가 있다.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미국의 원유 재고상황이나 중국의 정제설비 가동률 등 정유사업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하나같이 좋지 않아 3분기 정유사들의 실적과 악전고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가 쌓이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7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5달러로 집계됐다. 정제마진이 직전 2주 동안 0.1달러를 유지했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정유사 수익성 회복을 향한 기대감도 꺾이고 있다.

정제마진 배럴당 0.1달러도 정유사에게는 손해다. 정유제품 평균가격이 원유 도입가격보다 겨우 0.1달러 비쌌을 뿐이다.

설비 가동비용이나 인건비 등 고정비를 포함하면 국내 정유4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대체로 4~5달러로 추산된다. 

2분기 정제마진 변화 추이를 분석해보면 0.1달러로 집계됐던 6월 3주차와 4주차를 제외한 모든 주차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정유4사는 장기 계약으로 도입한 원유를 소화하고 고정비를 조금이나마 보전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황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사업 특성상 정유4사의 3분기 수익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지표에서 드러나는 단기적 전망은 어둡다.

정유사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2가지로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원유 재고의 평가손익이다.

이 가운데 정제마진은 정유제품의 수급상황에 영향을 받는데 적어도 7월에는 중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중국은 전체 정제능력인 하루 1400만 배럴을 웃도는 하루 1416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에서 정유제품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을 암시하는 지표다.

7월 첫째 주 중국의 티팟((Teapot, 일일 정제능력 10만 배럴 안팎의 소규모 정제처리설비) 가동률은 75.4%로 집계됐다. 5월 둘째 주의 75.1%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국제유가는 1분기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7일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40.61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40달러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정유4사는 3분기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을 다시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2분기 국제유가의 회복은 글로벌 산유국들의 감산과 더불어 미국의 산유량이 1분기 말보다 20%가량 줄었던 덕이 크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를 ‘자연적으로 가동률을 낮출 수 있는 최대 수준’이라고 봤다.

하지만 미국에서 산유량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원유 재고는 꾸준히 늘고 있었다.

7월 첫째 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5억4천만 배럴로 집계됐으며 이는 최근 6년 동안 가장 많은 재고량이다. 원유 생산량 감소가 정유제품 수요 감소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회복하자 코노코필립스, EOG리소스, 파슬리에너지 등 미국의 에너지회사들은 산유량을 다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원유 공급과잉이 다시 심화할 수 있는 셈이다.

정유4사는 2분기 정제설비 가동률을 조정하며 업황 부진에 대응해 왔다. 다만 정유4사의 가동률 조정은 정기보수를 앞당겨 시행한 결과일 뿐이며 앞으로는 이런 대응조차도 쉽지 않다.

정유공장은 설비를 한 번 가동하면 다시 멈추기 어려운 만큼 정기보수를 제외하면 인위적 가동률 조정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의 가동률을 80~8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90% 수준이다. 이들은 정기보수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동률을 차차 높이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에쓰오일은 3분기까지 중질유 접촉분해설비(RFCC)나 상압증류공정설비(CDU) 등의 정기보수가 남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5월 초 정기보수를 마무리한 GS칼텍스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특정 정유제품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 설비 운영 정도는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인위적으로 퍼센트를 정해 놓고 가동률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분기 에쓰오일도 모회사 아람코와의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다른 세 정유사가 정기보수를 통해 가동률을 조정하는 가운데서도 최대 가동률을 유지했다.

결국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이나 판매물량 등이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어 업황의 극단적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정유4사는 1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 탓에 합산 영업손실 4조4775억 원을 봤다. 4개 회사가 모두 역대 최악의 분기 실적을 경험했다.

2분기는 재고 관련 손실이 어느 정도 환입됐을 것으로 추정되나 마이너스 정제마진 탓에 손실폭을 줄이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장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 추산치(컨센서스)는 각각 영업손실 4151억 원과 영업손실 1017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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