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과 협력 강화
김정주가 넥슨 매각을 철회한 뒤 게임 개발 조직을 재편하면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에게 전권을 쥐어줬다는 시선이 나온다.
넥슨코리아는 2020년 6월23일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와 손잡고 게임개발사 2곳을 세우기로 했다.
두 회사는 넥슨과 원더홀딩스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게 된다. 2곳 모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가 총괄한다.
합작법인 2곳은 각각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하기로 했다.
김정주는 2019년 8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넥슨 외부고문으로 영입한 뒤로 차세대 핵심 게임개발을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에게 맡긴 셈이다.
넥슨코리아는 2019년 9월 3500억 원을 들여 원더홀딩스 신주를 인수했다. 취득 지분율은 11.1%다.
원더홀딩스는 허 대표가 2009년 세운 회사로 전자상거래기업 위메프, 게임 개발사 원더피플과 에이스톰 등을 지배한다.
이번 투자로 넥슨코리아와 원더홀딩스는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했다.
넥슨코리아는 원더피플과 에이스톰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고 허 대표는 넥슨코리아의 외부고문으로 게임 개발 전반에 참여한다.
| ▲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2014년 5월27일 판교 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14)’에 깜짝 방문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넥슨> |
△글로벌 지식재산 확보
김정주가 글로벌 지식재산(IP)을 확보하기 위해 약 1조8천억 원을 투자한다.
넥슨 일본 법인은 2020년 6월2일 IR자료를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시장에서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장기업에 15억 달러(우리돈 1조833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회사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전까지 김정주는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투자해왔는데 매각을 철회한 만큼 넥슨의 게임사업을 키울 수 있는 곳에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최고경영자(CEO)는 "넥슨이 보유한 현금을 바탕으로 현명한 투자를 할 것"이라며 "우수한 경영진들이 운영하는 선도적 엔터테인먼트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회사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지분만 투자하고 회사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넥슨코리아가 자회사인 네오플로부터 2020년 4월 1조4960억 원을 차입한 만큼 이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월트디즈니나 넷플릭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넥슨이 밝힌 투자규모 1조8천억 원으로는 이런 회사들의 지분을 확보하기에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식재산(IP)과 관련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주가 넥슨 지분을 매각할 당시 그가 직접 디즈니 고위 관계자를 만나 넥슨 인수를 제안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넥슨 체질 개선
김정주가 넥슨 지분 매각을 철회한 뒤 게임 개발 전반과 관련해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2019년 8월 띵소프트의 '페리아 연대기'를 시작으로 데브캣스튜디오의 '드래곤하운드', 왓스튜디오의 '메이플 오디세이' 등의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페리아 연대기는 띵소프트가 8년 동안 600억 원 넘게 투자해 진행해온 온라인게임 기대작이었지만 철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상원 넥슨코리아 부사장도 떠났다.
김정주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외부고문으로 넥슨 게임 개발을 맡기면서 넥슨의 개발인력도 재편한 셈이다.
△넥슨 매각 철회
김정주가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매각을 보류했다.
김정주는 2019년 6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NXC 지분 매각 본입찰에 참가한 후보기업에게 이메일로 매각 철회 의사를 전했다.
NXC는 일본에 상장한 법인 넥슨의 지주회사다.
해외기업들의 참여 저조와 기대에 못 미치는 몸값 등의 이유로 매각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정주는 2019년 1월 그의 NXC 지분 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의 지분 29.43%, 김정주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1.72% 등 모두 98.64%의 NXC 지분을 매물로 내놓고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PC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을 선도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매각설에 따른 안타까움과 우려가 쏟아졌다.
김정주의 NXC 지분 매각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텐센트 등 자본력을 갖춘 중국 게임회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혀 게임업계의 불안과 걱정은 더욱 컸다.
넥슨이 한국 게임업계에서 지니는 규모와 위상을 고려할 때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한국 게임산업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김정주는 회사 매각설을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다. 김정주는 그의 이름으로 2019년 1월4일 보도자료를 내 “25년 전 넥슨을 시작한 이래 줄곧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내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고민해 왔다”며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2019년 1월7일 이와 관련 김정주가 분명한 태도로 수천만 명의 넥슨 직원과 사회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도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며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넥슨을 여기까지 함께 이끌어온 수천 명 넥슨 직원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나아가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외산업 인수합병
김정주는 한국과 유럽에서 이종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 지주회사 NXC는 2017년 9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10월 유럽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코빗은 2013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빗썸, 코인원과 함께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비트스탬프는 등록된 이용자만 300만 명이 넘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2011년에 세워졌다.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있다.
NXC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발전하는데 거래소는 가장 바탕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미래 먹거리 사업영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투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의류업체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NXC는 2019년 6월 벨기에 자회사 NXMH를 통해 캐나다 의류회사 무스패션 지분 23.9%를 642억 원에 취득했다.
무스패션은 명품 아우터 브랜드 '무스너클'을 운영하고 있는 패션 회사로 무스터클의 아우터 한 벌 가격은 100만 원이 넘는다.
△넥슨 경영권 물려주지 않고 사회환원 약속
김정주는 넥슨의 경영권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주는 2018년 5월29일 넥슨 대표 이름의 보도자료를 내고 “저와 제 가족이 지닌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우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현재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전국 주요 권역에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들의 벤처 창업투자 지원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로 기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며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 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었고 공개적 약속이 성실한 실행을 이끈다는 다짐으로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정주는 2019년 1월4일 매각설과 관련한 입장문에서도 “넥슨을 시작한 이래 좋은 토양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다”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지금껏 약속드린 사항들도 성실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사업 확대
김정주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매출 비중을 키우고 있다.
2017년에는 전체 매출의 66%를 해외에서 거뒀다. 2020년 1분기에는 60%로 한풀 꺾였다.
2018년에는 이른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2020년 1분기 기준으로는 넷마블에게 밀렸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이 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고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 '히트' 등이 동남아와 북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넥슨은 2012년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를 넥슨 아메리카 이사에 올려 북미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 4월 국내 모바일게임 '다크어벤저2'를 개발한 불리언게임즈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넥슨은 개발과 서비스역량을 극대화해 불리언게임즈를 해외 게임 개발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크어벤저2는 출시한 지 3개월 만에 누적 내려받기 수가 1천만 건을 넘어섰는데 이 가운데 90%가 해외에서 나왔다.
△넥슨 일본 상장
2011년 12월 넥슨 이름을 넥슨코리아로 바꾸고 넥슨 일본 법인을 도쿄거래소에 상장했다.
넥슨은 글로벌 게임회사로 커나가겠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시 게임산업이 발전했던 일본에서 상장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한국이 아닌 일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주회사 NXC가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지분 47.9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고 넥슨이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들고 있다. 그리고 넥슨코리아가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등 계열사를 지배한다.
2019년 7월1일 기준으로 넥슨의 시가총액은 2조2500억 엔, 우리 돈 25조 원에 이른다.
△넥슨의 게임회사 인수합병
김정주는 2000년대 여러 캐주얼 게임을 출시해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200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해외를 직접 돌아다니며 인수합병에 힘썼다.
넥슨은 2000년대 아케이드 게임 '비앤비'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등 대표적 인기 게임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은 김정주는 인수합병에 뛰어들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회사인 '위젯스튜디오'를 인수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엔텔리전트, 2006년 두빅엔터테인먼트, 2008년 네오플, 2010년 엔도어즈와 게임하이, 2011년 JCE, 2015년 불리언게임즈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2013년에는 넥슨 일본 법인이 빅휴즈게임즈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2015년 첫 협업 프로젝트인 모바일게임 '도미네이션즈'를 내놓았는데 이 게임이 흥행하자 아예 한국 법인을 통해 빅휴즈게임즈 지분 전체를 인수했다.
대규모 인수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2015년 넥슨 매출은 1조8086억 원으로 같은 기간 넷마블게임즈 매출 1조726억 원과 엔씨소프트 매출 8383억 원을 합친 것과 비슷했다.
△넥슨 창립과 성장
김정주는 1993년 25세의 나이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넥슨그룹의 모태인 '넥슨'을 창업했다.
초창기 넥슨은 웹오피스라는 인터넷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넥슨이 게임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로 시작한 것은 게임 서비스 여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정주는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PC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개발을 시작해 창립 1년 만에 개발을 마쳤다.
바람의 나라는 넥슨을 PC온라인게임의 대표주자로 끌어올린 작품이며 국내 PC온라인게임의 개척작으로 불린다.
바람의 나라는 김진 작가의 같은 이름 만화를 소재로 만든 게임이다. 1995년 12월25일 베타 테스트를 한 뒤 1996년 4월5일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전국 곳곳에 PC방이 생기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정주는 1997년 10월 전 세계 영어권 사용자를 대상으로 바람의 나라 서비스를 확대했고 1999년 5월 미국, 7월 프랑스, 2000년 9월 일본에 상용화했다.
바람의 나라는 2019년 서비스 22년차를 맞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PC온라인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김정주는 바람의 나라 출시 뒤로도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해마다 새 게임을 내놨다.
넥슨의 두 번째 게임은 '어둠의 전설'이었다. 김정주는 1997년 10월 '어둠의 전설'을, 1998년 '알렌시아'를, 1999년 '퀴즈퀴즈'를 차례로 선보였다. 퀴즈퀴즈는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상 최초로 반 유료화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김정주는 여러 게임을 잇달아 성공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로도 사업영역을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