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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남호 DB그룹 2세경영 개막, CEO 세대교체 급물살 타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  2020-07-01 15: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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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DB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2세경영의 막이 올랐다.

김 회장은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과 다른 ‘새로운 시대의 새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수 CEO가 많은 DB그룹에서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1일 김 회장이 취임하면서 DB그룹은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전 회장의 창업자시대가 끝나고 2세경영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주력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바뀔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진 않을 수 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기조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DB그룹에는 장수 CEO가 많은 편이다. 김준기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데다 김남호 회장이 젊은 편인 만큼 베테랑 경영인들이 가교 역할을 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정남 사장은 그룹의 대표적 원로 경영인으로 1952년에 태어나 1979년에 DB그룹에 입사했다. 2010년 처음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10년 동안 이끌고 있다.

김남호 회장의 경영수업에 일조했으며 김준기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준기 사람’으로 꼽히며 김 전 회장과 같은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북평중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역시 6차례나 연임에 성공해 10년 동안 DB금융투자를 이끌고 있다. 고 사장은 동부증권 시절 CEO에 올라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김준기 전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태운 DB생명 대표이사 사장 역시 2014년에 처음 대표로 취임해 6년 동안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1982년 동부화재(DB손해보험)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그룹에 몸담았다. 당장 이 사장의 임기는 8월에 끝난다.

김남호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DB그룹의 색채가 완전히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DB그룹은 이미 기존 제조사 중심 그룹에서 금융 중심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DB손해보험과 DB생명, DB금융투자 등 금융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90%가량을 차지하며 굳건하게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DB그룹의 기업문화는 다소 보수적인 편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데다 김준기 전 회장이 요즘 보기 드문 자수성가형 오너경영인인 만큼 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룹에서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는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이다. 끈기와 승부근성도 강해 결론이 날 때까지 임직원과 마라톤회의를 여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정은 신중하게 하지만 한 번 결정하면 밀어붙이는 불도저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고집도 매우 세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러나 김남호 회장이 경영을 맡은 시대는 김준기 전 회장 시절과는 다른 만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안팎의 목소리도 높다.

김 회장의 취임사에서도 이런 고민이 읽힌다. 김 회장은 1일 내놓은 취임사를 통해 “경청하고 소통하는 경영자가 되겠다”며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성격도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기 전 회장이 추진력, 뚝심, 도전정신으로 대표된다면 김남호 회장은 겸손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전해진다. 김남호 회장은 임직원들에게도 존대말을 쓰며 종종 기자들과 만나 얘기를 듣기 위해 직원들의 흡연실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취임은 예견된 수순이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돼 경영수업을 받았고 지분 승계도 마쳤다. 현재 DB손해보험(9.01%)과 DB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이번 취임은 예상보다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의 이전 직급이 부사장인 점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예상보다 서두른 취임에는 이근영 회장의 퇴임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근영 전 회장은 2017년 9월 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이 1975년에 태어나 젊은 나이인 만큼 충분한 경험을 쌓을 때까지는 이 전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많은 나이에 따른 체력적 부담을 호소하며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와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그룹 내부의 동력을 모을 만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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