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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상직 지분 헌납을 이스타항공 인수계약 깰 명분으로 삼나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  2020-06-30 15: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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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깰까?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에서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을 이스타항공에 넘기겠다고 하면서 제주항공이 계약 당사자 변경을 명분으로 삼아 실익이 없는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해지할지 주목된다.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30일 “이상직 의원이 제주항공에서 요구하고 있는 임금체불 문제나 그밖에 선결조건과 관련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을 넘기게 되면 계약주체가 바뀌는 것으로 중대한 변경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계약법에 따르면 계약주체를 변경할 때에는 계약한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에 보유주식을 넘기기 위해서는 제주항공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도 제주항공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련된 내용을 제주항공과 협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29일 있었던 기자회견은 선언적 의미로서 이스타항공 주식을 헌납한다는 뜻이고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주항공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며 “앞으로 제주항공과 협의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상직 의원의 발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이스타항공에 넘긴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지분가치 410억 원에서 전환사채 200억 원과 세금 70억 원, 부실채권 정리비용 110억 원 등을 제외하면 이스타항공에 남는 금액은 30억 원 정도다.

제주항공으로서는 250억 원 규모의 체불임금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금융부채는 1595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을 향한 이스타항공의 지급보증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총판과 현지기업인 타이캐피털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 리스비를 지급하지 못하면 대신 지급하기로 하는 보증계약을 맺었다. 보증 대상이 된 리스 항공기는 1대로 한 달 리스료는 29만 달러(약 3억3천 만원), 보증액은 약 38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타이이스타젯의 자본금은 2억 바트(약 76억원)로 태국인 2명이 99.98%, 한국인 1명이 0.0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은 올해 3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타이이스타젯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책임지고 계약 종료시한까지 해결한다는 조건 아래 인수계약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원래 타이이스타젯에 투자를 검토를 했으나 투자는 무산됐다”며 “다만 코드셰어나 항공동맹 등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하고 상호도 빌려주게 된 것이며 상표 사용비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타이이스타젯이 신생 항공사라서 신용도가 떨어져 리스회사에서 항공기를 빌려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타이이스타젯이 리스비를 지급하지 못하면 이스타항공이 해당 항공기를 운영해 리스비를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지급보증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전달받지 못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자금사정을 감안할 때 이스타항공 인수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292억 원, 영업손실 657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총계도 2237억 원으로 3개월 만에 1014억 원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에도 비슷한 감소세를 보이면 자본잠식 우려도 커지게 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무리해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제주항공 자체의 부실화가 초래될 수 있다”며 “제주항공으로서는 이상직 의원의 이번 지분 헌납을 사실상 계약 파기로 규정하고 인수계약을 무위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상직 의원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이상직 의원의 주식 헌납과 관련해 이스타항공으로부터 공문을 받은 적이 없고 기사를 통해 접하게 돼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까지 인수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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