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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최대주주도 발 뺀 쌍용차, 예병태 공장 빼고 다 판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6-15 14: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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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보인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사실상 경영 포기를 선언한 상황에서 정부를 설득하려면 자구노력의 고삐를 더 죄는 수밖에 없다.
 
[오늘Who] 최대주주도 발 뺀 쌍용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66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예병태</a> 공장 빼고 다 판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15일 쌍용차에 따르면 예 사장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재 경기 안성 인재개발원, 천안물류센터, 영동물류센터 등의 매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자산 매각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예 사장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쌍용차는 이미 평택 공장과 창원 공장을 제외한 비핵심자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에 따라 서울서비스센터와 부산물류센터를 매각해 2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쌍용차는 비핵심자산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서울서비스센터 같은 곳은 완성차공장과 비교해 중요성이 떨어질 뿐 서울 유일의 직영서비스센터로 핵심자산이나 마찬가지다.

예 사장이 서울서비스센터를 포기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시장에 자구노력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다른 비핵심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재개발원, 천안물류센터, 영동물류센터 등은 지방에 있어 서울서비스센터보다 가치는 낮지만 새 주인을 찾는다면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철수 가능성을 공식화한 이후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쌍용차의 회생 의지를 시장에 보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예 사장이 그를 비롯한 임원 임금을 추가로 줄이며 자구노력의 모범을 보일 수도 있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해부터 복지축소, 12월 상여금 반납 등을 통해 인건비를 크게 줄였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직원들의 급여총액은 8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1분기 1인당 평균 급여도 16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임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8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체 임원 급여는 지난해 1분기 2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1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지만 임원 수가 43명에서 28명으로 줄어든 효과를 더 크게 봤다.

쌍용차는 지난해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임원 수를 기존보다 20% 줄이고 임금 임원을 20% 깎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원들이 모범을 보이며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만 아직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 대상인 항공업계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대한항공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전체 급여의 30~50%, 아시아나항공 임원들은 일괄적으로 전체 급여의 60% 반납을 3월 결정한 뒤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기간산업 안정기금의 쌍용차 지원은) 결정된 바 없다”며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 여부는 심의위원회를 거치는 만큼 여기서 된다, 안 된다를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명분과 여론이 중요한데 임원들의 임금 삭감은 상징성 측면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임원들의 솔선수범은 향후 상황에 따라 직원들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요구할 일이 생길 때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예 사장이 고정비 감소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자리에 따른 고용 효과는 예 사장이 쌍용차를 향한 정부 지원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명분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조건으로 무엇보다 일자리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예 사장이 인력 구조조정을 선택하면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 명분마저 사라질 수 있다.

쌍용차에는 1분기 기준 4912명의 직접고용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250여 개의 판매대리점, 300여 개 정비사업소 인력을 포함하면 쌍용차와 직접 연관성을 지닌 노동자는 1만 명에 육박하고 부품협력사 등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쌍용차의 고용효과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예 사장이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고 수익성을 회복한다면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관계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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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일권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위원장(왼쪽 두번째)이 5월8일 평택시청에서 열린 노사민정 특별협의체 간담회에서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쌍용차 철수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실제 매각보다 정부 지원을 위한 압박 카드로 보는 시선이 많다.

쌍용차가 지속해서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1분기 감사의견도 거절당한 만큼 적절한 매수자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지금껏 쌍용차에 투입한 자금은 7천억 원에 이르는데 현재 주가 기준 보유하고 있는 쌍용차 지분 가치는 2200억 원에 그쳐 대규모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4월 2300억 원 투자계획을 철회하며 쌍용차 투자를 접을 수 있다는 뜻을 이미 밝혔는데 이후 400억 원을 빌려주며 쌍용차를 향한 지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2020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02억 원(12억7천만 루피)를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억 원은 적지 않은 규모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경영쇄신방안과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쌍용차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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