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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아마존을 닮고 싶어도 코로나19 부실대응만은 달라야 한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  2020-05-29 14: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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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물류센터에 운영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코로나19 부실대응이란 측면에서도 롤모델인 미국 아마존의 길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미국 아마존은 ‘최악의 노동환경’이라는 악명에 걸맞게 코로나19에도 직원들의 안전보다는 영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쿠팡 역시 그런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부터 이어진 쿠팡의 안일한 대응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보를 24일 오전에 받고도 오후에 운영을 그대로 하고 이튿날 물류센터 문을 닫기 직전에는 신규 입사자들의 면접까지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쿠팡이 배송기사 명단을 즉각 제출하지 않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며 “물류센터가 예방수칙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쿠팡측의 초기 대응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런 쿠팡의 안일한 대응은 두 달 앞서 코로나19로 홍역을 겪었던 미국 아마존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확신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내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미 사내에서 9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구체적 수치가 공개되면 영업이 전면 중단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언론들의 해석이다.

미국 검찰과 연방 하원 등이 압박하자 아마존은 5월부터 뒤늦게 일부 내부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정확한 현황을 알기는 쉽지 않다.

마스크, 거리두기, 보호장갑 등 근무지의 방역체계는 없이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과중한 노동이 반복됐다는 노동자들과 완벽한 방역체계를 꾸렸다는 사측의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쿠팡을 둘러싸고 일어난 논란도 이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쿠팡은 28일 사과문을 통해 열감지 카메라 설치, 매일 방역, 마스크와 장갑 착용 등 코로나19 초기부터 모든 방역조치를 해왔다고 설명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사람들이 부실대응을 폭로하는 증언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리고 일하는 사람이 다수였으며 배송물량이 밀려들면서 일하는 사람들 수도 크게 늘어 충분한 거리두기를 할 수 없었다고 증언한다.

이번 부천 물류센터의 폐쇄가 한발 늦었던 것 역시 밀려드는 물량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는 욕심이 앞서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라는 시선에도 힘이 실린다.

쿠팡은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일 만에 올린 사과문에서도 ‘쿠팡 물건은 안전하다’에 초점을 맞췄을 뿐 이후 노동환경과 관련한 사후조치 및 예방조치와 관련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는 점도 쿠팡이 뭇매를 맞는 이유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에서 사람 사이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시작하는 등 뒤늦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아마존 주총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이들(배송 노동자들)이 ‘생명선’이나 다름없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노동자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재빨리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만 베조스 CEO의 말에는 여전히 물건을 배송받아야 할 소비자들을 위한 수단으로서 물류·배송 노동자만 있을 뿐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물류·배송 노동자들의 존재는 찾기 어렵다.

베조스 CEO가 국제노조총연맹(ITCU)에서 실시한 ‘세계 최악의 CEO 투표’에서 아마존의 노동탄압과 살인적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1위에 오른 바 있는 만큼 새삼스럽진 않다.

하지만 쿠팡이 미국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따른다고 해서 쿠팡 노동환경도 같은 ‘베조스의 길’을 향해 갈 필요는 없다.

쿠팡 노조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2월부터 때부터 배송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던 쿠팡맨 70%가 비정규직으로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근무시간 변경 등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던 그들의 말이 이번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증명된 셈이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선 쿠팡은 욕해도 ‘쿠팡맨’은 욕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쿠팡의 존재감이 빛났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쿠팡의 핵심 경쟁력이 ‘쿠팡맨’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범석 쿠팡 대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은 쿠팡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직원들도 고객이다”며 “우리는 외부고객, 내부고객이라고 표현하는 데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의 만족도가 장기적으로 우리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맨도 우리의 고객’이라던 김 대표였던 만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쿠팡의 노동환경만은 미국 아마존과 다른 길을 가길 바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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