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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 신동빈, 유통공룡 롯데의 진화와 화석 갈림길 앞에 서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4-2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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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유통사업에서 온라인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흔들리고 있는 ‘유통공룡’ 롯데그룹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실패를 모르는 기업’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으로 급격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그 이유를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최석철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안녕하십니까. CEO톡톡 곽보현입니다. 

오늘은 유통업계의 최대기업,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쇼핑이 더욱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국내 재계 5위 그룹인 롯데그룹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롯데가 최강자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존재감이 한없이 작아지는 후발주자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의 유통사업 부문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갈지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최석철 기자(이하 최):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입니다.
 
곽: 롯데그룹은 국내 재벌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유통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입니다.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롯데그룹의 판매점들을 볼 수 있는데, 롯데그룹이 뛰어난 오프라인 매장들을 놔두고 다시 온라인쇼핑에 관심을 쏟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최: 유통공룡이라고 불릴 만큼 위상이 컸던 롯데그룹 유통사업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중국 사드 보복, 반일감정, 코로나 19 등 실적에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굵직한 외부변수들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곽: 제가 아는 롯데그룹은 그동안 잘 모르는 분야의 사업은 손대지 않는 그룹으로 유명했습니다.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는 철칙이 지금의 ‘실패를 모르는 기업인’으로 자리 잡은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실패를 모르는 기업‘ 이 기조가 변하게 되는 건가요?
 
최: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원톱으로 자리매김한 후 ‘기존 오프라인 유통점포에서 성공방식을 모두 버리겠다’며 본격적 변화를 선언했습니다.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큰 애착을 품고 시작했던 유통사업인 만큼 큰 변화를 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 신동빈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겁니다.

곽: 한마디로 말해 ‘실패를 모르는 기업’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신격호 명예회장의 ‘색’에서 이제는 신동빈 회장의 ‘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변화는 중요하지만, 그 속도에서 너무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왜 롯데그룹은 변화를 급하게 서두르고 있나요? 
 
최: 롯데그룹에서 유통사업이란, 상징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기업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재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화학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언제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만큼 그룹 운영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유통업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변화를 늦추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곽: 유통업이 롯데그룹의 모태이자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근간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중요한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이 왜 흔들리게 된 건가요?

엄밀히 따지고 보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쇼핑 트렌드가 변화한 것은 갑작스럽다기보다는 서서히 변화하고 있었는데, 왜 롯데그룹은 온라인쇼핑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을까요? 

최: 롯데가 온라인사업을 외면해왔던 것은 아닙니다.

통합 모바일앱을 내놓고 온라인쇼핑 인력을 강화하는 등 작은 움직임들은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다만 이커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도 롯데는 이커머스가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맞는가를 놓고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곽: 아무래도 이커머스 사업이 확신할 수 없는 생소한 사업영역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 시장에 롯데가 그룹 차원의 사업적 접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이런 점에서 보면 ‘실패를 모르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최: 대부분의 국내 이커머스업체들도 미국의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요. 

미국과 한국의 국토면적 차이를 감안하면 아마존과 같은 거대한 이커머스업체가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쿠팡이나 마켓컬리, 티몬 등의 업체들도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곽: 이렇게 온라인사업부문이 수익은 내지 못해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최근에 오프라인부문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절감하다 보니 변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유통업체인 신세계그룹과 같은 대형유통그룹들이 변화하고 있을 때 사실 롯데그룹은 대기업과 경쟁에서도 늦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이런 것을 보면 사업적 판단 말고 지배구조나 외생적인 다른 변수들이 작용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 국내 이머커스가 시작한 시기를 2010년 전후로 보고 본격적인 성장기는 약 2015년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으로 잘 알려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의 시작이 201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가 맞물립니다.
 
곽: 그 이후에도 롯데그룹에는 크고 작은 일들이 계속됐습니다.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기도 했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반한감정이 일어나면서 중국에 진출해있던 롯데 기업들이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사업 분야 전체에 직격타를 주는 대외변수도 생기면서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최: 그래서 지금의 롯데그룹을 놓고 ‘잃어버린 5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의 이런 대대적 변화도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이 끝내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다.
 
곽: 그렇군요. 신동빈 회장은 연초에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1993년 모(某)그룹 회장이 부인과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는데 저도 그런 심정입니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그룹의 모태이자 버팀목이었던 유통부문이 흔들리자 신동빈 회장은 안정 중심의 과거 롯데그룹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도전에 방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의 시작이 늦어진 만큼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신동빈 회장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오늘 CEO톡톡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유통부문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지, 다시 한번 비상의 날개를 달 수 있을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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