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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조원태 경영 방어 1년, 대한항공 경영능력 입증은 출발선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4-23 16: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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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4일 한진그룹 회장 취임 1년을 맞는다.

조원태 회장은 올해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대한항공의 경영위기로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경영 방어 1년, 대한항공 경영능력 입증은 출발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23일 항공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유동성 확보 문제로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만큼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바라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래 항공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자산유동화증권에서 예정보다 자금을 일찍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원태 회장은 계획했던 유휴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요금을 할인한 선불항공권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현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다행히 정부가 항공산업 맞춤형 지원대책을 내놓았지만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원 고용유지 및 정상화 이후 이익 공유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아 녹록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대신에 지원받는 기업들에 상응하는 의무도 부과할 것"이라며 "고용안정이 전제되어야 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며 임원의 보수 제한과 주주 배당 제한, 자사주 취득 금지 등 도덕적 해이를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경영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원태 회장이 최근 대한항공에서 무급휴직을 실시하지 않고 6개월간 유급휴직을 추진한 것도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직원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따라서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정부 지원은 조원태 회장에게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주는 좋은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건 조건이 모두 조원태 회장에게 좋은 방향인 것만은 아니다.

임원의 보수 제한이나 자사주 취득 금지와 같은 조건은 경영권에 위협을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조원태 회장은 아버지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약 600억 원의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도 조원태 회장이 신경써야 하는 사항 가운데 하나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29.96%를 쥐고 있는 한진칼이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3월 주주총회로 일단락 됐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늘려가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조원태 회장이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한진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이 예비고사였다면 지금 발등의 불인 대한항공의 경영위기를 넘는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본고사인 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최근 여객기를 화물기로 이용하는 전략을 내세워 성과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이 앞장서 화물부문 매출 증가에 집중한 결과 올해 세운 화물 매출목표를 5월 중으로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제선 화물 운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3배 이상 급등해 조원태 회장의 화물 강화 전략이 대한항공 실적 방어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이런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지지를 한 데 모으고 정부 지원을 얻어내면 경영위기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이번 위기에서 경영능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있을 경영권 분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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