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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나경원 5선 실패, '두 번째 좌절' 시련기를 어떻게 버틸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4-16 00: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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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5선 고지에 오르지 못하고 낙선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음 대통령 선거로 가는 중요한 정치적 무대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 후보의 향후 정치 움직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다.
 
통합당 나경원 5선 실패, '두 번째 좌절' 시련기를 어떻게 버틸까
▲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나 후보가 두 번째 정치적 좌절을 딛고 재기를 노릴 것으로 보이지만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해 보인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12시45분 현재 서울 동작구을 지역구의 개표율이 81.5%를 보인 상황에서 나 후보는 46.1%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패배했다.

동작구을 선거에는 나 후보를 비롯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호영 정의당 후보, 최서현 민중당 후보, 조현숙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 등이 출마했다.

이수진 후보가 득표율 51.1%를 얻어 당선이 유력하다.

나 후보는 당분간 정치적 휴식기에 들어가 재기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통합당을 비롯한 범보수진영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나 후보가 다시 정치적으로 일어서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범보수진영은 이번 총선 패배를 수습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판을 새로 짜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의 핵심은 누가 범보수진영의 중심에 서느냐다.

통합당이 주축을 맡을 공산이 큰데 결국 당권을 누가 거머쥐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뗀 나 후보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원외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봐야 힘이 실리지 않을뿐더러 그와 뜻을 함께해 줄 정치적 동지를 끌어 모으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19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잠시 공백기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정치복귀를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의 초대 당대표로 선출됐던 전례도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무게감 등을 고려할 때 나 후보가 이런 길을 걷기는 어려워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당시 대선주자로 존재감을 확 끌어올렸던 데다 홍 전 대표를 향한 지지자들의 지지도 여전했다.

하지만 나 후보에게는 이러한 보수세력의 강력한 지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보수진영의 상황이 어려워도 나 후보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 후보가 2019년 12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재신임을 묻겠다며 연임 의사를 내비쳤지만 당 최고위원회에서 임기 연장을 불허한 것도 나 후보의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국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점도 나 후보에게 시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 후보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혐의로 1월2일 불구속기소됐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2018년 4월 패스트트랙 처리 당시 국회 의안과 서류접수를 방해하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5시간 감금한 혐의도 받는다.

현역의원이라면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재판 결과가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반인으로 돌아온 이상 재판에서 정치적 고려를 구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나 후보는 딸의 성신여자대학교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도 받고 있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나 후보 딸이 성신여대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며 꾸준히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1월까지만 해도 수사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으나 2월부터 성신여대에 공문을 보내 나 후보 딸의 부정 입학과 성적 조작 의혹의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나 후보가 정치적 위기에 몰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1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무소속이던 박원순 후보에게 7%포인트 차로 뒤져 낙선했다.

나 후보는 당시 ‘호화 피부시술’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초선의원 시절이었던 2004년에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처음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선거 패배의 영향으로 2012년 실시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4년 7월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시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1.3%포인트 차로 힘겹게 누르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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