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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치러진 총선에서 ‘공공의대’ 설립 쟁점화, 의사단체는 반발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20-04-13 17: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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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이 제21대 총선 공약으로 나와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공공의대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의사단체 등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코로나19에 치러진 총선에서 ‘공공의대’ 설립 쟁점화, 의사단체는 반발
▲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위한 범대책위' 남원 향교 관계자들이 2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기원제를 지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공공의대 설립 공약을 내건 더불어민주당 등의 후보들이 많다.

공공의대는 정부가 국립 의과대학이나 의료대학원을 세운 뒤 이곳을 졸업해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은 일정 기간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반드시 일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바탕으로 공공의료대학원을 여는 방안을 2018년부터 추진해 왔지만 관련 법안이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남대 의대가 있던 전라북도 남원·임실·순창에서는 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무소속 이용호 후보, 정의당 정상모 후보가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세 후보 모두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법안이 5월 임시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21대 국회에 같은 법안을 다시 발의해 본회의 통과를 이끌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상남도 창원에 출마한 민주당 이흥석 후보(창원 성산구)와 민중당 석영철 후보(창원 성산구), 정혜경(창원 의창구) 후보도 모두 창원대를 거점 삼아 공공의대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들은 창원 인구가 105만 명에 이르는데도 의과대학이 없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에 대처할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공공의대 공약의 근거로 제시했다.

정당 차원에서도 공공의대 공약을 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월 남원에서 국립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약속한 뒤 정의당 10대 공약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3월 남원에서 “공공의대 설립법이 야당의 견제로 진척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설립을 미룰 수 없는 필요성에 그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지역공약으로서 ‘경상북도 공공의대 북부권 유치’를 제시했다. 민중당 경남도당도 도당 차원에서 창원대에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공공의대 공약이 이번 총선에서 주목받는 데는 코로나19 확산 같은 감염병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의료인력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물려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 수는 2019년 기준으로 275명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에 코로나19가 크게 번졌던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내과 전문의는 12명에 불과했다. 

경상북도에서는 시·군 보건소에 신규 공중보건의사 190명을 조기 임용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의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해진 데 따른 조치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역학조사관 수도 코로나19 감염 초기엔 전국 130명에 불과했다. 특히 ‘가급 역학조사관’은 의사 면허 소지자만 임명될 수 있어 인력부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공공의대 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월 국회에서 관련 질문에 “절박함을 공유하고 있으며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 등의 반발을 고려하면 총선 이후 21대 국회가 구성된 뒤에도 공공의대 설립에 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의사협회는 공공의대 설립보다는 의사의 질과 소명의식을 끌어올리는 내용으로 기존 의사 양성과정을 개편하는 쪽의 실효성이 더욱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의대를 세운다 해도 의사 1명의 수련 기간이 몇 년 이상 걸리는 만큼 공공의료 인력의 확충효과를 곧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내세웠다.  

최근 ‘공공의료 대응 태스크포스팀(가칭)’을 꾸려 공공의료 관련 정책개발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도 정치권의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공공의료 정책과 법안이 쏟아질 것”이라며 “의사들이 직접 나서 관련 의견을 수렴해 한국형 공공의료제도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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