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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주가] 박정국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방점, 주가는 지배구조 부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4-0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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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국,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청사진’으로 기대감 높여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업계의 미래에 시선을 두고 있다.

박 사장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약 1년 만인 2019년 11월에 처음으로 증권사 연구원과 기관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CEO 간담회’를 진행했다.

주제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성장전략’이었는데 박 사장은 이 가운데서도 자율주행과 전동화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발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과 관련해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사업 특성을 고려한 각 레벨 수준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며 협력을 통한 기술 내재화가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2019년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앱티브와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전동화전략을 놓고는 국내외 생산거점을 다수 확보해 현재의 고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박 사장의 이런 의지들은 증권사들에게서도 높은 기대를 받았다. 여러 증권사들은 현대차나 기아차 등 완성차기업보다도 현대모비스와 같은 부품주에 투자를 해야 한다며 업종 최선호주로 꼽기도 했다.

◆ ‘지배구조 개편’ 변수에 갇힌 현대모비스 주가

하지만 이런 청사진들이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7일 기준으로 17만2500원이다. 지난해만 해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물론 코로나19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한 상황에서 현대모비스의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글로벌 1위 부품기업인 보쉬나 2위인 덴소 등의 1년 주가를 살펴보면 현대모비스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과 달리 현대모비스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추진할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역할을 할 회사로 꼽힌다. 2018년에 발표됐던 개편안에도 현대모비스가 그룹의 최상단 지배회사로 자리잡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어떤 개편안을 다시 내놓을지 종잡기 힘들다는 점에서 과연 현대모비스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 투자자들 사이에 의구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018년 3월 말에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현대모비스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이 탓에 현대모비스 주가는 개편안 발표 직후 2거래일동안 8% 넘게 빠지기도 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아픈 손가락’ 중국사업 회복에 총력 

이렇게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문제 안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실적의 변화다. 박 사장은 그 핵심으로 중국사업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부품부문의 중국사업에서 2019년에 매출 4조8500억 원을 냈다. 4년 만에 매출이 반토막났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가 직격탄을 맞자 이에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 역시 충격을 온몸으로 받았다.

박 사장은 해결책으로 중국에서 비계열사 매출비중을 확대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세워놓은 중국 신규수주 목표는 8억1800만 달러다. 2019년 수주금액보다 목표를 2배 이상 높였다.

중국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수주목표를 달성하면 중장기적으로 매출 회복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박 사장은 현대모비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우수 고객 위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현지에서 원가 절감을 강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세부 전략도 세워놓았다.

◆ 엔지니어 CEO 박정국, 개발 노하우로 현대모비스 경쟁력 강화 이끈다

박정국 사장은 2018년 12월12일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발탁됐다.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떠받칠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부품 개발을 도맡을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연구개발부문에서 오래 활동한 연구개발 전문가로 현대모비스 최초의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대차에서 성능시험실장, 미국기술연구소장, 성능개발센터장,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등 연구개발 전문 임원으로 일했다. 2015년에는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 2016년에는 현대케피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런 이력들이 핵심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 배경들로 꼽힌다.

박 사장은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사장이 CEO 간담회에서 직접 밝힌 내용들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현재 인휠모터와 구동모듈, 연료전지셀 등 전동화시장의 핵심부품 선행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전동화사업 성장 위해 핵심부품 효율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행기술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퍼스트 무버’ 강조하는 박정국, 직원 역량 강화 독려

박 사장은 먼저 행동해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을 강조한다.

박 사장은 현대엔지비 대표를 맡을 당시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연구장학생 소양교육 강연에서 “앞으로는 높은 결속력과 빠른 수행능력 등을 기반으로 한 ‘패스트 팔로워’보다 상상력과 독창성, 그리고 창조능력을 지닌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를 강조하는 이유는 퍼스트 무버가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11월 중앙대에서 ‘변화와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대한민국 기업들, 특히 자동차업계가 겪는 변화는 날씨가 조금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사진 속 백곰처럼 기후와 서식지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수준이이라 문제를 풀기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현재 상황을 놓고 “탁월한 1인의 리더, 지시와 통제, 명령, 평가가 패스트 팔로워의 특성이고 현대차는 여기에 너무 강했다”며 “퍼스트 무버는 집단지성과 신뢰·공감·소통·협력이 특성인데 전환이 더디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에 퍼스트 무버의 DNA를 심기 위해 실패를 용인하며 모든 직원이 리더가 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조직 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믿음도 지니고 있다.

박 사장은 과거 현대케피코 대표를 맡을 때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려면 개인의 역량 향상과 조직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물이 끓기 위해서는 100℃가 되어야 하듯 한 단계 성장의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구성원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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