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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최고 대통령감’ 꼽혔던 손학규, 어쩌다 끝 모를 추락했나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  2020-03-27 18: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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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생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어디까지 추락할까?

손 위원장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정치부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대통령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력한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노욕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 민생당 최고위원회의는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손 위원장은 26일 공개된 명단에서는 2번이었지만 이날 확정된 명단에서는 14번이 됐다.

손 위원장이 민생당 비례대표 명단에서 남자 최우선 순위인 2번을 차지하려 하자 당 안팎으로 “노욕이 지나치다”며 거센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많은 언론에서 사실 부적절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했었고 당내에서도 탈당하겠다는 분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손 위원장의 순위 변경을 놓고는 “어찌됐든 손학규 대표뿐 아니라 우리가 미래세대에 방점을 뒀고 청년에 앞장선 당이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분들이 사실 3순위에도 배치가 안 됐다”며 “공천관리위에서 이런 부분들을 반영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최고위원들 의견이 있었고 이것을 반영해 새로 구성된 공천관리위원들이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위원장의 순번은 조정됐지만 밀려난 순번처럼 추락한 손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손 위원장은 어떻게든 국회에 다시 들어가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욕심으로 보는 시선이 너무 싸늘하다.

정치권에서는 손 위원장이 지난해 민주당과 연합한 ‘4+1협의체’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법 개정을 추진할 때부터 비례대표로 국회에 다시 입성하려고 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 때마다 손 위원장은 “관심이 없다”는 등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손 위원장은 논란 끝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3당이 합당해 민생당을 만들기로 결정된 뒤에도 총선에서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손 위원장이 민생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말이 나오자 민생당은 사실무근이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공천신청 접수가 마감된 25일 저녁에 접수를 하고 26일 새벽에 공천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손 위원장이 역풍을 고려하고도 비례대표 2번이라는 ‘속 보이는’ 선택을 한데는 30년 가까이 이어온 정치인으로서 활동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힐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고 스스로도 의욕이 있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심지어 단 한 번도 대선후보로 입후보 해보지도 못했다.

손 위원장이 1947년 태어나 일흔이 넘은 나이로 사실상 정계은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아쉬움이 더 강해진 게 아니냐는 정치권의 시선이 있다.

손 위원장의 정치행보 초반은 화려했다.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른바 ‘KS’출신인데다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로 서강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고 김염삼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1993년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에는 최연소 보건복지부 장관, 16대 국회까지 무난한 3선 의원 성공, 2002년 3기 민선 경기도지사 당선 등 말 그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손 위원장은 자연스레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이후 손 위원장의 정치행보는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박근혜 등 다른 당내 유력 대선주자를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가까운 의원들과 탈당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한다.

한나라당 탈당은 결과적으로 손 위원장의 정치생명에 엄청난 손실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손 위원장은 ‘철새’라거나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 이라는 굴레를 얻게 됐고 정치행보에서 번번히 발목을 잡았다.

손 위원장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등의 당대표를 맡고 2011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경기 분당을에서 4선 고지에 올랐지만 2017년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밀렸다.

정치적 실패에 칩거와 정계은퇴, 복귀를 반복했으나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정치적 결단을 할 때마다 번번이 다른 사회적 이목을 끌만한 이슈가 발생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 ‘손학규 징크스’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10년 넘게 이어지자 손 위원장의 조급증과 미련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김현성 시사평론가는 2019년 11월12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손 위원장을 놓고 “2007년 경선 캠프에서 같이 일할 당시 성품은 지금 같지 않았다”며 “약간 급해지신 것 같다는 느낌, 그 당시에는 모든 일들을 굉장히 여유있게 처리했고 정치적 판단에서도 합리적이었는데 지금 봬면 약간 고집스럽고 독단적이시고 급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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