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로 일부 휴업, 노조 반발
두산중공업은 경영 악화에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2020년 4월부터 최장 3개월 동안 개인휴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3월10일 노조에 ‘경영상 휴업’을 위한 노사협의 요청서를 보내며 “더 이상 소극적 조치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고 결국 더욱 실효적 비상경영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정비 절감을 위한 긴급조치로 근로기준법 제46조와 단체협약 제37조에 근거해 '경영상 사유에 의한 휴업'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휴업을 하는 직원에게는 급여의 70% 수준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두산중공업은 만 45세 이상의 정규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도 2020년 2월에 진행했다.
두산중공업은 2020년 3월11일 별도공시를 통해 “창원공장의 전체 또는 부문의 조업중단은 없다”며 “일부 휴업은 특정한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조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제한된 유휴인력에 대해서만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두산중공업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2020년 3월12일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함께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위기에 따른 휴업절차는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사협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휴업 시행을 위한 협의를 받아들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휴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협의 자체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력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비상경영을 하려면 노동자 수를 줄이기보다 경영진이 사재를 내놓는 등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 별도기준 실적 하락세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3조7086억 원, 영업이익 877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9.6% 줄었고 영업이익은 52.5%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만 해도 2834억 원 규모였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해 3년 만에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외형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두산중공업의 매출은 2012년 7조672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7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연결기준 실적은 나아졌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6597억 원, 영업이익 1조769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7.3% 늘었다.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되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호실적을 낸 데 따른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생산회사인 자회사 두산밥캣의 호조 덕분에 실적이 늘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두산중공업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평가등급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19년 두산중공업의 지배구조에 통합 A등급을 매겼다. 구체적으로는 환경분야에서 A, 사회책임분야에서 A+, 지배구조분야에서 A 등이다.
2016년 사회책임분야에서 B+, 2017년에는 지배구조분야에서 B+ 등급을 받았는데 이를 모두 개선했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 모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집중투표제(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으며 기업 지배구조헌장도 제정하지 않았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박지원은 현재 두산중공업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 ▲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018년 5월25일 중국 산둥성의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을 방문해 사업현황을 살피고 있다. <두산> |
△신사업 ‘가스터빈’ 순항
두산중공업은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가스터빈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12월23일 한국서부발전과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두산중공업은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가스터빈은 2019년 9월에 독자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이다. 두산중공업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공급함으로써 실증에 나선다.
김포 열병합발전소는 2020년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준공된다. 두산중공업은 2021년 가스터빈을 출하해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하고 준공 이후 2년 동안 실증을 진행한다.
가스터빈 실증에 성공하면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말 발표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노후한 복합발전소 및 석탄화력발전소의 리파워링(발전소의 전력 생산원을 바꾸는 작업)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국내에 가스터빈이 필요한 복합발전소의 건설규모는 20GW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9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국산회에 성공해 한국을 세계 5번째 가스터빈 독자모델 보유국 반열에 올렸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국산화로 향후 국내 복합발전시장에서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박지원이 이전부터 두산중공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점찍은 사업 분야로 2013년 국책사업으로 채택됐다.
두산중공업은 사업을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13년 이탈리아의 대형 가스터빈회사 안살도 인수전에도 참전했지만 실패했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연구를 통해 사업역량을 기르는 쪽으로 노선을 바꿔 2021년 가스터빈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연구개발에 매진해 2019년 1월 시제품을 선보였고 9월에 초도제품을 생산했다.
△신재생에너지사업 계속 성과 내
가스터빈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10월 산업단지공단 공모 ‘창원 수소액화생산기지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통해 하루에 액화수소 5톤을 생산할 수 있는 수소생산 및 액화플랜트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19년 9월에는 수력발전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오스트리아의 안드리츠와 수력발전분야 사업 및 기술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수력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외 수력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7월에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에 3MW급 풍력발전기 20기를 출하했다. 이 풍력발전소에서는 앞으로 연간 155G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정비서비스 계약
두산중공업은 2019년 6월24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의 정비 및 보수사업을 맡을 사업자에 선정됐다.
두산중공업은 이 계약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알 다프라 지역에 위치한 바카라 원전 1~4호기 등 모두 4기의 정비서비스를 5년 동안 맡게 된다. 원자로를 비롯해 터빈과 발전기 등 핵심기기를 공급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한 정비 및 보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계약내용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은 한국수력원자력 및 한전KPS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바카라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10년 이상 참여했다”며 “바카라 원전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쪽짜리 수주계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총 사업규모 2조~3조 원의 장기 정비사업을 10~15년 맡을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달리 5년짜리 단기계약에 그쳤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놓고 "발주처 측과 합의에 따라 사업의 연장계약이 가능하다"며 구체적 계약 변경 내용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디지털 혁신
박지원은 디지털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박지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 사업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회사의 가치사슬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산설비 자동화 등을 통해 고정비 지출을 줄이고 이를 투자재원으로 쓰려는 목적이다. 산업환경의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소 조기경보나 보일러 튜브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발전소 핵심설비인 스팀터빈 대형 버킷 생산을 자동화하고 보일러와 원자력 공장에 용접 로봇을 도입해 2018년에 3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두산중공업은 2022년까지 자동화 설비와 산업용 로봇 35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2022년까지 공장의 냉난방 설비와 작업용 도구, 전기, 가스 등 에너지 통합컨트롤센터를 구축하면 연간 약 42억 원을 아끼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위한 인력 구조조정
박지원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인적 조정을 시행했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12월 직원 400여 명을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전출했고 사무직에 한해서 만 56세 이상부터 적용되는 조기퇴직 연령기준을 만 50세 이상으로 낮췄다.
2019년 1월부터는 과장급 이상 사무관리직이 2개월씩 순환휴직했다.
직원 수는 2016년만 해도 7728명이었으나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6784명까지 줄었다. 이 기간에 140명이 넘던 임원 숫자도 60여 명으로 감소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동유럽 진출 실패
박지원은 2006년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장 부사장으로 일하며 루마니아의 중공업회사 르바르네르IMGB를 145억 원에 인수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철강 주단조, 원자력발전소 및 건설자재, 조선관련 부품 등을 생산하던 르바르네르IMGB를 사들여 두산IMGB로 두산중공업에 편입시키자 일각에서는 박지원이 두산중공업의 동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두산IMGB는 두산중공업에 인수된 뒤 단 한 차례도 연간 순이익을 내지 못한 채 순손실만 보고 있다.
2014년에는 두산중공업이 두산IMGB를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내놓았으나 인수 의사를 밝히는 곳조차 없어 매각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