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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동빈, 롯데 '국적논란'을 글로벌기업으로 뛰어넘는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  2020-03-19 15: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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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고질적 아킬레스건인 ‘국적 논란’을 뛰어넘기 위해 글로벌사업 확장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한국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각각 정점으로 별개의 체제를 꾸리면서도 경영 측면에서는 ‘롯데’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 시너지를 꾀할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9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다시 취임한 데 이어 올해 4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오르면서 사실상 일본 주주들로부터도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자리는 2017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지금까지 비어있던 자리로 신 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의 자리를 명실상부하게 이어받은 것이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불거진 ‘형제의 난’ 등으로 잡음이 컸지만 이제는 신 회장이 차지하는 위상이 신격호 명예회장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자신감의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국내에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 신 회장의 행보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신 회장은 2018년 10월 실형을 선고받은 뒤 첫 출장지로 일본을 찾은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수시로 일본을 방문하며 일본 주주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현해탄 경영’을 떠올리게 하는 행보다.

또 2019년 10월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대법원에서 확정된 뒤 처음 언론에 모습을 나타낸 곳 역시 일본이었으며 이 자리에서 직접 구체적 그룹 경영전략을 꺼냈다.

경영권 분쟁에 이어 재판 등의 문제로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만큼 신 회장이 직접 일본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신 회장이 그동안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롯데=일본기업’ 논란을 넘기 위해 국내에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지만 이는 한편으로 롯데 일본주주들에게는 환영받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됐던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의 일본어 대화와 일본어 지시서는 오히려 여론이 신 회장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됐지만 일본 포털사이트에서는 ‘반(反)롯데’ 정서가 담긴 글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국적 및 정체성 논란은 아킬레스건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바라보는 국민 감정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면 반대쪽에서 직접적으로 영업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각각 한국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을 일정수준 확보해 별도의 체제로 꾸리면서도 사업적 측면에서는 글로벌 시너지를 노리는 형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 양국 사이에서 ‘일본기업’과 ‘한국기업’ 가운데 어느 쪽인가를 결정하기보다는 ‘글로벌기업’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다.

신 회장은 기존 개도국에 중심을 뒀던 롯데그룹의 해외사업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으로 옮기고 그룹의 미래 주력사업으로 점찍은 화학과 호텔사업 역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언론을 통해 내놓았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지분 고리를 끊어내 신 회장의 지배력을 굳건히 하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추진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어느 쪽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일본 주주들에게 보낸 것이다.

일본 롯데 제과부문을 상장하는 작업을 더욱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 역시 일본 주주 달래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도 꾸준히 추진한다.

신 회장은 지난해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인 음극재 분야사업과 반도체소재 기술을 지닌 일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화학분야의 신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합병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롯데라는 구도를 깨뜨리는 마지막 단추인 호텔롯데 상장만 남겨둔 상황에서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에게 꾸준히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신격호 명예회장 뒤를 이어 한일 양국에 걸쳐 있는 롯데그룹의 가교 역할을 맡아 한일 롯데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공존의 균형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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