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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차 중국 회생' 이광국, 코로나19에 마음얻기 먼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3-16 15: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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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다른 글로벌 완성차기업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오늘Who] '현대차 중국 회생' 이광국, 코로나19에 마음얻기 먼저
▲ 이광국 현대기아자동차 중국사업총괄 사장.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사업 해법을 찾을 적임자로 발탁된 이광국 중국사업총괄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현재의 위기를 단기적으로 벗어날 대응책을 찾기보다 고객의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해 중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1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최근 현대기아차가 중국사업에서 공을 들이는 부분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회사의 움직임을 알렸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공장 노동자들의 개인소독에 신경을 쓰고 작업장의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지만 눈에 띄는 것은 현대차가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서 중국을 도왔다는 내용이다.

베이징현대는 “회사는 새로운 폐렴이 발병한 뒤 공공복지 기증을 실시하며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퇴치를 지원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원에 나선 최초의 완성차기업으로 공공복지 종사자로서 역할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중국국제청년교류센터, 중국청년창업취업재단과 함께 방역물자 기증을 위한 최전선에서 노력했다는 점도 들었다.

기아차의 중국 합자회사인 동풍열달기아도 홈페이지에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사태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고 알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1월28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질병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 우한시 지역주민들을 돕기 위해 모두 1500만 위안(약 25억3천만 원) 규모의 의료물품과 지원금을 서둘러 중국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내용들이다.

2019년 11월부터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광국 사장의 ‘브랜드 신뢰 회복’이라는 경영기조가 드러나는 대목들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를 현장에서 곧바로 인지하고 중국 주재원들을 급하게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본사에 직접 보고했다고 한다.

그는 중국을 돕기 위해 성금과 방역물자 등을 재빨리 지원해야 한다고도 건의해 현대차그룹의 전격적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 사장은 직접 나서 중국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2월 중순에 현대차그룹의 중국 웨이보 채널에 올라온 ‘화이팅 중국’이라는 영상에 출연해 “현대차그룹은 18년 전에 중국에 진출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중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속담에는 ‘변화 속에서 진짜 금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세계 임직원들은 중국의 저력을 믿으며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들은 중국 누리꾼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사업총괄이라는 직책을 맡기 전에 ‘브랜드 전략가’로서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일했다.

이 사장은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직후 열린 소비자들과 간담회에서 “현대차의 민낯을 알아야 앞으로 더 나은 국내영업본부를 만들 수 있다”며 “고객의 쓴소리를 새겨듣고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움직임과 이 사장의 이력들을 살펴볼 때 현대기아차의 신뢰 회복이 중국사업 반등을 위한 전제조건이란 판단 아래 이 사장이 직접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중국사업을 맡았던 여러 임원들이 판매 회복을 위한 단기적 해법을 찾는데 주력했다가 실패했던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사장의 ‘신뢰 회복’이라는 경영철학이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 부진 탈출을 위한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2월에 도매판매(판매법인이 딜러에 판매한 차량) 기준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를 각각 1천 대, 300대 판매했다. 2019년 2월보다 판매량이 각각 97.4%, 98.6% 감소했다.

폴크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의 판매량도 모두 80%대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기아차의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도 2019년 2월 4.5%에서 올해 2월 2.7%로 대폭 주저앉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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