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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주주연합 한진칼 주총 패색 짙어, 반전카드 없어 장기전 가나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3-15 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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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자와 기관투자자의 표심 향방을 가를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주주연합은 이런 분위기를 뒤집을 카드도 마뜩지 않아 장기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 한진칼 주총 '예고편'에서 조원태 승기 잡아

15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주총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던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조원태 회장에게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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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모두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ISS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표심 향방을 가를 곳들로 꼽히던 의결권 자문사들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최대 기관투자자인 '블랙록'이 지분을 보유한 세계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찬성한 의안 가운데 87.9%는 ISS가 찬성 의견을 낸 것이고 반대한 의안 가운데 69.2%는 ISS가 반대한 의안이다. 의결권자문사의 판단과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의안분석 자문기관에 선정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 의견과 국민연금의 실제 의견 일치율은 90%가량에 이른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조원태 회장측이 내세운 이사후보들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ISS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하은용 부사장의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며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로 추천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박영석 서강대 교수, 최윤희 건국대 교수 선임안에도 찬성을 권고했으며 대신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와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를 놓고선 “경험이 중복되는 후보자”라며 반대의견을 권고 했다.

ISS는 조현아 주주연합이 내세운 이사 후보 7명 가운데서는 김신배 전 SK 부회장을 제외한 모든 후보들의 선임안에 반대했다.

김 전 부회장만이 현재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한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주주연합이 내세운 이사의 자격기준이 의결권 자문사들에게 먹히지 않으면서 대세가 완연히 기운 셈이다.

주주연합은 한진그룹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 등을 공격포인트로 삼았지만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항공업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항공업 경험이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이사들의 항공업 미숙이라는 단점이 더욱 부각된 것이다.

조현아 KCGI 반도건설 연합, 장기전 포석

앞으로 권고의견을 내놓을 의결권 자문사는 글라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 1곳과 국내 자문사 3곳인데 이 가운데 서스틴베스트 정도만 제외하고 대체로 비슷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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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주주연합은 한진칼 사우회의 의결권 문제와 대한항공 리베이트 문제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지만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대한한공 리베이트 문제 등 ‘도덕성’ 시비도 는 오너일가였던 조현아 전 부사장과 무관한 이슈로 끌고 가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주주연합은 이번 주총회에서 이사회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사실상 임시 주주총회를 원하는 시기에 열기도 어렵다.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닌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이사회에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총회를 소집해야하는데 법원 허가와 주주명부 폐쇄 등 주총 소집절차 등에 필요한 시간만 6개월여가 필요하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패배한다면 이후 임시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명분을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항공업황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칫 ‘기업 흔들기’로 비춰져 주주연합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KCGI로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진그룹 경영권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겠지만 결국 다시 긴 호흡으로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주주연합이 이번 주총을 앞두고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장기전 가능성도 대비해뒀던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강성부 대표는 ‘이번 주총 이후 3자 연합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긴 시간 동안 서로 계약을 깰 수 없게 명확하게 합의하고 계약한 상태다”며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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