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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연합조선소, 한국 조선3사 텃밭 LNG운반선 수주 흔들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3-06 15: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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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사 양쯔장조선과 일본 조선사 미쓰이E&S의 합작조선소 양쯔미쓰이조선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LNG운반선 수주시장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가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을 보이고 있어 양쯔미쓰이조선이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 것이라는 낙관론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해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중국 일본 연합조선소, 한국 조선3사 텃밭 LNG운반선 수주 흔들까
▲ 양쯔미쓰이조선의 중국 장쑤성 타이창 도크.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양쯔미쓰이조선은 중형 LNG운반선 건조를 시작으로 LNG운반선 수주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하야시 신이치 미쓰이E&S 전무이사는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내륙용 LNG운반선의 수요가 많아 양쯔미쓰이조선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4만~10만m3급 중형 LNG운반선의 설계를 폭넓게 연구하고 있으며 8만2천m3급 LNG운반선의 설계는 이미 끝냈다”고 밝혔다.

양쯔미쓰이조선은 양쯔장조선과 미쓰이E&S가 LNG뿐만 아니라 LPG(액화석유가스), LEG(액화에탄가스) 등 가스운반선 전반에 걸쳐 선박 건조역량을 키우기 위해 설립한 전략적 합작사다.

일반적 관점에서 본다면 양쯔미쓰이조선을 통한 양쯔장조선과 미쓰이E&S의 시장 진입 시도는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조선사가 선박 설계의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수주와 건조를 통해 트랙레코드(실적)을 쌓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박은 1척당 가격이 매우 비싼 제품일뿐더러 안전성이 중요해 선주사들은 이미 인도실적을 통해 선박 건조역량을 입증한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는 보수적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경향은 LNG운반선과 같은 고부가 선박으로 선단을 꾸리는 선주사들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2018~2019년 발주된 초대형 LNG운반선 97척 가운데 94척이 한국 조선3사의 몫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중형 LNG운반선은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에서 보편적으로 발주되는 선박은 아니며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조선사도 적다.

이 때문에 양쯔미쓰이조선이 LNG운반선 수주시장 진입의 첫 단계로 중형 LNG운반선을 선택한 것이 적절하다는 시선도 있다.

게다가 양쯔미쓰이조선은 일본과 중국 두 나라에서 자국 발주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하며 신흥 조선소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인 트랙레코드의 축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일본 해운사들은 일본 조선사들의 건조역량 바깥에 있는 선박 종류가 아니라면 대체로 일본 조선사들에 선박을 발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수주잔량 3위 조선사인 일본 이마바리조선도 일본 해운사들로부터 수주한 일반화물선(벌커)과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잔고를 쌓았다.

그런데 중국의 중국 조선사 발주는 단순한 경향을 넘어 정부가 정한 '국수국조(중국의 물동량은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배로 운송한다)'의 원칙에 의해 강제된다.

양쯔미쓰이조선이 단기간에 건조실적을 쌓으며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해 한국 조선3사가 주도하는 초대형 LNG운반선 수주시장까지 위협할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실제 양쯔미쓰이조선은 설립한 지 1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9년 9월 양쯔장조선으로부터 8만2천m3급 일반화물선 1척을 하청 수주하면서 빠르게 첫 수주에 성공했다.

양쯔장조선과 미쓰이E&S은 양쯔미쓰이조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양쯔장조선이 현재 주력으로 건조하는 일반화물선과 액체화물운반선은 모두 중국 내부에서부터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LNG운반선은 중국에서도 후동중화조선이나 다롄조선 등 소수의 조선사만이 건조할 수 있어 내부 수주경쟁이 비교적 수월하다.

양쯔장조선도 LNG운반선으로 건조 선박의 다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으나 한국 조선3사의 선박 건조 기술력에 밀려 아직까지는 성과가 없다.

미쓰이E&S는 일본 조선업계의 쇠락과 맞물려 2019년 첫 회계반기(4~9월)에만 664억 엔(7477억 원가량)의 적자를 쌓았다. 11월 상선 건조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하고 직원 1천 명을 해고하는 등 위기상황에 놓여 있어 새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두 회사는 기대가 큰 만큼 양쯔미쓰이조선의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국 조선업계는 이 합작조선소의 LNG운반선 수주시장 진입 시도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양쯔미쓰이조선이 당장은 한국 조선업계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에 기반을 둔 가격 경쟁력과 중국 내부 수주의 이점이 있어 양쯔미쓰이조선의 LNG운반선 수주시장 진입 시도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쯔미쓰이조선의 성장은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중국의 약진과 일본의 재진입 등의 결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도 선박 설계와 건조에서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쯔장조선과 미쓰이E&S은 2019년 8월 합작조선소 양쯔미쓰이조선을 공식 출범했다. 도크는 양쯔장조선이 보유하고 있었던 중국 장쑤성의 타이창 야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당시 이 합작은 선박 설계능력이 있지만 건조기술이 부족한 중국 조선업계와 선박 설계능력이 부족해도 건조기술이 뛰어난 일본 조선업계가 서로의 단점을 메워줄 수 있는 연합을 결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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