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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점유율 싸움, '출혈경쟁' 피해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에 집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  2020-02-23 14: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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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등 신용카드업계 상위기업의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지만 이전처럼 마케팅비 지출을 늘려 가입자를 유치하는 일은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의 비용 통제를 강력하게 요청하자 주요 카드회사들은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마케팅방안과 고객혜택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신한카드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무지'(왼쪽)과 KB국민카드 '펭수 노리체크카드'.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회사들의 마케팅비 지출을 놓고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여신금융업계 CEO 간담회에서 "점차 부담이 커지고 있는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은 업계와 금융당국이 함께 고쳐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주요 카드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카드업계 평균 마케팅비 지출은 연간 10%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내 주요 카드회사들은 최근 시장 점유율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들자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거나 상위기업의 점유율을 뛰어넘기 위해 가입자 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카드회사 신용판매 점유율은 신한카드(21.93%), 삼성카드(17.5%), KB국민카드(17.36%), 현대카드(15.91%)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점유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줄어들고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점유율은 상승하며 격차가 좁아졌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최대한 많은 가맹점에서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상품을 앞세우거나 신규 가입자에 현금 등 사은품을 제공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해 고객 유치에 힘썼다.

자연히 마케팅비 지출이 늘어 카드사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는 출혈경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월부터 금융당국의 카드회사 마케팅 개선방안 후속조치로 카드상품의 마케팅 비용이 판매수익을 넘지 못 하도록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며 상황이 점차 바뀌고 있다.

가이드라인 적용대상에 해당되는 모든 카드회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혜택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며 가입자를 유치하는 일이 어려워진 만큼 카드업계 전반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카드회사들은 시장 점유율의 확보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가입자 유치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젊은 고객층을 노려 인기 캐릭터로 카드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2월 초에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새 디자인의 카드를 출시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기존 신한카드 상품이 지난해 출시된 지 6개월만에 2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자 카카오와 협업을 확대해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EBS '펭수'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4일만에 10만 건의 발급 신청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모으며 가입자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사은품이나 카드 혜택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캐릭터 제휴를 통한 카드 디자인만으로 충분히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셈이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할인 등 혜택 종류가 많지 않아도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의 종류나 할인율이 달라지는 카드를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카드 주력상품인 숫자카드는 '삼성카드1' 부터 '삼성카드6' 까지 서로 다른 숫자로 구분된 카드다. 현대카드는 'X, X2, X3, M, M2, M3' 등으로 이름을 붙여 세분화한 카드를 발급한다.
 
▲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숫자카드 상품.

카드회사는 하나의 카드에 다양한 혜택을 모두 제공할 때 필요했던 마케팅비를 효율화하고 소비자는 직접 원하는 혜택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성을 내는 마케팅 전략을 찾아 점유율 싸움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카드회사의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회사의 가입자 확보 노력은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분야 경쟁력 확보에도 중요하다.

카드회사들이 최근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신용평가와 정보분석 등 빅데이터 신사업에는 가능한 많은 사용자 정보와 카드결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카드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실적 부진에 대응해 마케팅비 등 비용 관리에 힘쓰는 한편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에서 새 수익원 발굴 가능성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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