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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도시정비 일감 절실, 수주전 복귀할 사업장 선택 고민깊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  2020-02-11 16: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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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국내 일감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도시정비 수주전 재개를 준비하고 있지만 복귀 대상 사업장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물산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수주전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데 승리를 어느 정도 장담할 수 있는 사업장이 나올 때까지 복귀 시점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11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장을 내지 않은 데는 입찰에 참여해도 승리를 따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장은 서울 강북지역 프리미엄 아파트의 대장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사업장으로 평가되며 대형건설사의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 1차 시공사 선정에 이어 이번 2차 때도 막판까지 사업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도 했으나 결국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장을 내지 않았다.

특히 이번 2차 시공사 선정작업 때는 삼성물산이 그동안 도시정비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웠던 준법수주, 이른바 클린수주 이슈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력 제재로 크게 해소됐는데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도시정비시장 강자들이 오랜 기간 한남3구역 사업장에 공을 들여온 만큼 새 시공사가 영향력을 확대할 틈이 많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5년 만에 도시정비 첫 복귀 수주전에서 패배한다면 ‘래미안’ 브랜드 위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앞으로 이어질 도시정비 수주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장의 상징성만 보고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들어가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 서울 반포1단지 3주구, 신반포 15차,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등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장들 역시 서울의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평가돼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해 윤리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도시정비 수주전을 준비하는 삼성물산에 부담일 수 있다.

도시정비 수주시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준법수주를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GS건설의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금품살포 의혹이 보도되는 등 아직은 완벽하게 정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군다나 도시정비 클린수주 기준은 여전히 해석의 영역이 많이 남아 건설사의 재량이 중요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준법수주를 강조할수록 경쟁이 치열한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래미안이 돌아오면 ‘힐스테이트’나 ‘e편한세상’이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아크로’와 경쟁해야 한다. 래미안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와 붙은 적이 없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수주시장에서 떠난 2015년 이후 프리미엄 브랜드에 힘을 줬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5년 가까이 도시정비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영업인력 축소로 수주 경쟁력이 예전보다 많이 약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래미안 브랜드가 인지도 높은 것은 맞지만 브랜드 힘만으로는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물론 삼성물산이 패배 부담을 안더라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업장에 적극적으로 입찰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에서 일감 확대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삼성물산은 2019년 말 기준 국내에서 14조3천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보다 15%, 도시정비 수주전 불참 전인 2015년 말과 비교하면 30% 넘게 줄었다.

반포1단지 3주구, 신반포 15차 재건축사업이 기회가 될 수 있다.
 
▲ 삼성물산이 2019년 11월 래미안 신상품 '넥스트 래미안 라이프'에서 선보인 가변형 벽체.

이 사업장들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시공사가 시공권을 잃어 시공사를 새로 선정한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에 불리할 것이 없다.

반포1단지 3주구와 신반포 15차 재건축사업장은 시공사 선정문제로 사업이 지연된 만큼 준법수주를 강조하는 삼성물산의 경영기조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도시정비시장에서는 대형건설사가 과열경쟁을 거쳐 시공권을 확보한 뒤 실제 사업진행 과정에서 조합과 갈등으로 시공권을 박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물산이 윤리경영을 앞세워 수주전에 임한다면 새로운 기준을 세우면서 업계 전반의 클린수주 기조를 더욱 강화할 수도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서울 반포1단지 3주구, 신반포 15차 재건축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단계”라며 “도시정비사업에서 민관이 모두 클린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사업에 참여한다면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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