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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첫 SUV GV80, 절제된 디자인과 부족함 없는 주행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  2020-01-16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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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GV80 출시 행사에서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 이용우 제네시스사업부장,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등이 손가락으로 제네시스 디자인 상징인 '두 줄'을 형상화한 '='을 만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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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을 기억하십시오. 두 줄은 제네시스를 상징합니다. Two lines are us. GENESIS.”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앞으로 이렇게 정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날개를 형상화한 나이키 로고와 세 줄의 아디다스 로고, 그리고 코카콜라 유리병 디자인이 각각의 브랜드를 완성하듯 앞으로 제네시스는 ‘두 줄’로 브랜드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이런 디자인 특성을 가득 담아낸 브랜드 첫 SUV(스포츠유틸리티) GV80가 드디어 공개됐다.

출시가 계속 연기된 탓에 ‘다음 달 출시차’라는 곱지 않은 수식어까지 따라붙었던 GV80을 직접 타봤다.

◆ 제네시스, GV80 ‘파라볼릭 라인’으로 디자인 통일성 유지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제네시스 GV80 공식 출시행사와 더불어 미디어 대상 시승회가 열렸다.

시승은 킨텍스에서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한 한옥호텔까지 편도 약 63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직렬 6기통 디젤 엔진과 22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상시사륜구동(AWD) 방식의 5인승 차량이 시승차량으로 제공됐다.

시승에 앞서 소문만 무성했던 GV80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살펴봤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놓는 첫 SUV라는 신비스러움은 많이 희석돼 있던 탓에 외부 디자인에 대한 궁금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제네시스가 애초 2019년 11월에서 12월로, 다시 올해 1월로 출시를 계속 연기한 탓이다.

이 기간에 성능시험을 위한 테스트용 차량이 위장막을 덮은 채 도로 곳곳에서 목격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GV80의 스파이샷(몰래 찍어 유출된 사진)이 돌아다녔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외부 디자인을 ‘이미 알고 있다’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한 GV80의 외관은 그동안 사진으로만 접했던 모습과 확연히 달랐다.
▲ 제네시스 GV80의 전측면부. 두 줄로 나뉜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측면부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그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전면부로 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의 설명대로 GV80의 전면부는 날개를 양쪽으로 뻗은 제네시스 엠블렘을 그대로 형상화한 모습이었다.

G90에서 처음 적용됐던 방패모양의 그릴 ‘크레스트 그릴’이 오각형 모양으로 그대로 옮겨져 있었는데 크기가 다소 줄었음에도 웅장함은 돋보였다. 그릴의 광택도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기함) 세단보다도 더욱 반짝여 고급스러움이 부각됐다.

위와 아래 분리형 헤드램프가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태라 ‘쿼드램프’로 이름 붙여진 헤드램프는 강력한 인상을 줬다. G90에는 한 줄로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이 두 줄로 확대되면서 SUV다운 볼륨감도 더욱 풍성해진 느낌을 받았다.

루커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센터장이 강조한 것은 이러한 전면부의 디자인을 차량 측면부터 후면부까지 모두 통일성 있게 연결했다는 점이었다.

제네시스는 쿼드램프에서 시작해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러한 포물선을 ‘파라볼릭 라인’이라고 부른다.

차량을 어디에서나 봐도 쉽게 GV80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특징을 살린 것인데 제네시스가 고유의 디자인 언어로 추구해온 ‘역동적 우아함’이 잘 드러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후면부 중앙에 자리잡은 제네시스 로고 ‘GENESIS’는 GV80의 당당함을 자신있게 드러내고자 의도한 것처럼 제법 크고 굵게 디자인돼 있다.
▲ 제네시스 GV80의 뒷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한국 고유의 ‘여백의 미’, GV80 내부에서 엿보다

GV80의 내부 디자인은 ‘절제’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이 “한국의 고유한 멋을 뜻하는 ‘여백의 미’를 살리고자 하는데 중점을 뒀다”라고 했던 설명을 그대로 수긍할 만하다.

실내 중앙부(센터페시아)의 물리적 조작버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공기청정모드를 켜거나 공조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을 모두 터치 제어방식의 디스플레이 안에 넣었다. 밖으로 튀어나온 버튼이 제한적이다 보니 공간적으로나 심미적으로 모두 만족스러웠다.

온도를 조절하는 제어기로 탑승자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얼 방식의 버튼을 탑재해 실용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주요 조작부(센터콘솔)도 크게 △회전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화면에서 각종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다이얼 버튼 △각종 험로를 주행할 수 있는 다이얼 방식의 터레인모드 버튼 등으로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 제네시스 GV80의 내부 운전석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SUV의 덩치에 맞지 않게 버튼이 최소화되다 보니 1열 탑승자들이 느끼는 공간감은 극대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운전자 기준으로 손에 닿는 미세한 부분까지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요소인 ‘지-매트릭스(G-Matrix)’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지-매트릭스는 다이아몬드를 빛에 비추었을 때 보이는 아름다운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은 제네시스만의 고유한 문양을 뜻한다.

제네시스는 지-매트릭스를 방향지시등 조작부와 와이퍼 조작부뿐 아니라 사이드미러 위치를 조절하는 버튼, 스티어링휠(운전대)에 위치한 볼륨 조절부, 시동 버튼 등 곳곳에 적용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제네시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4.5인치 크기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화면은 계기판과 비교해 좀더 앞 유리창쪽에 위치해 있어 다소 보기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크기 자체가 크다 보니 실제 운전할때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다.
▲ 제네시스 GV80에는 고유의 디자인 요소인 '지-매트릭스(G-Matrix)'가 곳곳에 적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 부족함 없는 주행성능, 승차감은 2% 부족

GV80에는 현대차가 처음 개발한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이 달려 있다. 제원상으로는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f·m의 동력성능을 보인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 모하비 더 마스터에는 V6 6기통 3.0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는데 이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8마력, 2.9kgf·m 높다.

제네시스가 이미 존재하는 V6 6기통 엔진 대신 직렬 6기통 엔진을 선택한 것은 고급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겨진다.

직렬 6기통 방식의 엔진은 V6형 엔진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진동이 적다. 정숙성을 강조해야 하는 GV80에 직렬 엔진이 탑재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변속기로는 모하비 더 마스터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8단 자동변속기를 넣었다.

도로를 달려보니 GV80의 주행성능이 동급 최고라고 제네시스가 홍보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부족함이 없었다.

일반인들이 도심에서 보통 주행하는 속도구간(시속 0~80km)에서는 2천rpm(분당 회전수) 안쪽의 출력으로도 변속이 안정적으로 탄력있게 이뤄졌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고속주행을 해봐도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급가속을 할 때 엔진의 분당 회전수가 3천대로 올라가긴 했지만 억지로 힘을 짜내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제네시스 GV80 주행모습. <현대자동차>
송도로 이동하면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둘 다 이용했는데 다리의 경사가 꽤 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힘을 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강조했던 승차감에는 다소 물음표가 붙었다.

제네시스는 GV80에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전방의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탑승객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최초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홍보영상에서도 이런 기술을 통해 탑승자들이 차량 안에서 안락하게 있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 탑승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승차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고급 세단 수준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했지만 노면의 상태 변화가 몸으로 조금 느껴질 만큼 서스펜션의 세팅이 다소 단단하다고 여겨졌다.

승차감과 연계하다보니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기대했던 수준에 2% 부족했다. 결코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급 SUV에 걸었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신 풍절음(바람 소리)과 엔진 소음 제어는 완벽했다. 급가속하는 경우가 아니면 엔진 소음은 내부로 거의 들어오지 않았으며 앞유리는 물론 1열과 2열 창문 모두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된 덕분에 시속 140km 정도로 달려도 실내는 조용했다.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연비는 11km/ℓ다. 22인치 타이어, 5인승 모델 기준 복합인증연비인 10.6km/ℓ를 살짝 웃돌았다.
▲ 제네시스 GV80. <현대자동차>
◆ 첨단 안전·편의사양 계속 진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화룡정점’

GV80의 백미를 꼽으라면 최첨단 신기술이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대표적 예다. 이는 길 안내시 실제 주행영상 위에 가상의 주행 안내선을 입혀 운전자의 도로 인지를 돕는 기술이다.

차량 전방에 부착된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화면 위에 띄우고 최적의 주행 경로를 가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해 운전자가 쉽고 정확하게 경로를 따라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내비게이션 테마 설정을 통해 화면 표시 모드를 증강현실 모드로 바꾸면 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앞유리를 통해 보이는 도로 모습이 내비게이션 화면에 그대로 표시된다. 화면을 보면 운전자가 달리고 있는 차선에 별도의 그래픽으로 주행 안내선이 나오고 경로를 바꿔야 할 때까지 가야할 거리 정보도 함께 나왔다.

고속도로에서 출구로 나가야 하면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별도의 그래픽이 주행 안내선 위에 따로 뜬다.

차로이탈 방지보조나 전방충돌 방지보조 등의 기능과 결합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로를 변경할 때 차로이탈 방지보조 기능이 작동하는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화면에도 별도의 빨간 수직선이 표시되며 운전자에게 경고를 준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디자인돼 기존 내비게이션 사용을 다소 불편하게 여겼던 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 제네시스 GV80에 탑재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비즈니스포스트>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현대차는 2018년 스위스의 홀로그램 전문기업 웨이레이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개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현대차가 공개한 자료들을 보면 운전자가 앞유리를 통해 주행방향과 주행속도, 제한속도, 추천 주행경로 등의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이런 기능들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향후 나올 신차 등에서 계속 발전된 형태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차량의 모습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에 보여주는 기능도 이번에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차량의 앞과 옆을 지나는 다른 차량의 모습을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준다. 제네시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내 차 주변의 차량 흐름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에 그대로 나타내준다.

다만 테슬라가 주변 차량을 승용차나 밴 등으로 상세하게 구분해 주는 것과 비교해 GV80은 모든 차량을 승용차 모양으로만 표시한다.

고속도로 주행보조나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 자율주행 보조기능을 계속 발전하고 있었다.

현대차나 기아차의 기존 자율주행 보조기능도 좋지만 옆을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 때 다소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GV80은 이를 미리 감지해 속도를 먼저 줄여줬다.

제네시스는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항속 기술인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적용함으로서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차가 스스로 학습해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과 흡사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 제네시스 GV80 내부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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