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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강조하는 황교안, 유승민 '탄핵의 강 건너자' 앞에서 주저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  2020-01-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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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7일 국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반발로 보수통합 논의를 진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유한국당에서 주로 친박, 영남권 의원들이 보수통합 논의에 반발하고 있다.

보수야권의 통합 논의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져 왔으나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비롯해 시민단체인 국민통합연대가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합의를 보면서 진전을 이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이 합의된 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10일 당대표단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을 향해 과감한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 책임대표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근본적 혁신통합”이라며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진정성 있게 확답한다면 우리는 공천권 같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통합을 위해 공천권까지 포기하겠다는 제안임에도 황 대표는 선뜻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 대표는 10일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가치를 같이하는 보수세력이 함께해야 한다”며 보수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하 책임대표의 요구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황 대표가 새로운보수당의 제안에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하 책임대표가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보수재건의 3원칙 때문이다. 보수재건의 3원칙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주장하는 것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 등이다.

세 가지 원칙 가운데 황 대표를 곤란하게 만드는 제안은 첫 번째 제안인 ‘탄핵의 강을 건너자’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이라는 간판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는 등 나머지 제안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찬성의 태도를 보였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제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한 정치적 태도 차이에 연연하지 말자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는 현재 보수야권이 분열된 상태에 놓이게 만든 원인으로 아직도 보수정당 사이 의견 대립이 있다.

황 대표로서는 당내 지지기반인 친박계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제안을 섣불리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제안자인 유 의원을 향한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도 황 대표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유 의원은 초선 의원 시절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까지 맡아 원조 친박 의원으로 분류됐으나 이후 박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탄핵정국을 거치며 완전히 친박계 의원들과 갈라서게 됐다.

유 의원과 유승민계 의원들이 2017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은 현재 새로운보수당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바른정당은 2018년에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이 됐지만 유승민계 의원들이 다시 탈당해 만든 정당이 새로운보수당이다.

하 책임대표를 통해 자유한국당에 보수재건의 원칙이 제안되자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황 대표가 보수재건의 3원칙을 수락하면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독자적으로 ‘친박·영남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보수통합 논의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이 원하는 3원칙을 들어주면 안 된다”며 “황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면 나중에 큰 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보수당을 향해서도 “탄핵한 것을 잘했다고 하면 지금 새보수당인지, 바른미래당인지 더 잘돼 더 큰 집을 짓고 떵떵거리며 살았어야 한다”며 “왜 당을 나갔다가 여기저기 전전하다 이제 와 원래 있던 큰 집에 돌아오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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