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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케어 헤드헌팅 임원 좌담회, 2020년 기업의 인재전략 점검
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  |  2019-12-30 11: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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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국내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과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등 대내외적 여건에 따라 제조업과 유통업 등 국내 주요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산업은 호황을 맞이하거나 다시금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2020년 경제전망에도 먹구름이 짙게 깔려있다.
 
▲ 이영미 커리어케어 부사장(왼쪽)과 윤문재 커리어케어 전무이사. <커리어케어>

재계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불확실성을 벗어나기 위한 기업들의 의지가 여느 때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원 감축과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 등 혁신을 주도할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는 23일 각 분야 본부장을 맡은 임원들이 모여 2019년 국내 기업의 변화와 대응 및 과제를 돌아보고 2020년 국내 기업의 움직임을 전망했다.

좌담회에는 이영미 부사장(글로벌사업본부장)과 윤문재 전무이사(미래사업본부장), 송현순 전무이사(헬스케어본부장), 윤승연 전무이사(인사이트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 수출 불황 짙어진 2019년, 경기침체 여전

2019년에도 경기침체는 회복되지 못했다. 한국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꼽히는 반도체 수출과 대중국 수출이 모두 부진했고 여러 대외적 리스크에 부딪히며 우리 경제가 한 해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윤문재 전무이사 “자동차업계의 침체도 여전하다. 그나마 현대자동차는 북미시장에서 SUV 판매가 증가했고 내수시장에서도 판매실적이 개선되며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업계 전반 상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부사장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큰 위기 요인은 중국시장에서 부진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이 위기를 어떻게든 타개하려 애쓰고 있다.”

◆ 임원인사 키워드는 '속도'와 '전문화'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용퇴가 화제다. 오너 리스크 없이 그룹 성장을 이끈 허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그룹 내부 변화를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허태수 부회장은 디지털혁신 전문가다. 리더십 변화를 통해 기업 시스템 전반의 쇄신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 셈이다. 수장 교체를 시작으로 본격적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윤문재 전무이사 “LG생활건강은 1985년 태어난 심미진 상무이사를 비롯해 30대 여성 3명을 임원으로 발탁해 화제가 됐다. 이는 구광모 회장이 추구하는 그룹혁신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기업 인사동향을 보면 세대교체와 여성임원의 약진, 4차산업 혁명 분야 전문가 영입 등 변화가 중심을 이룬다. 이런 변화의 방향은 몇 해 전부터 반복돼 이미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그보다는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3말4초’라는 말이 생겼다. 30대 말 40대 초에 승진하는 젊은 임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임원 승진 연령은 ‘4말5초’였는데 지금은 40대 후반만 되어도 기업들이 승진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고 변화의 ‘방향’이 아닌 ‘속도’가 새로운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이영미 부사장 “임원 연령이 점차 젊어지는 이유는 윗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 젊은 인재 등용이 많았던 것과 반대로 임원 수는 줄었다. 두산중공업과 한진그룹 등에서 대대적 임원 감축이 있었다. 앞으로 기업의 임원채용 방향은 높은 직급과 연차가 아니라 고도로 전문화한 인재 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 조직문화, 시스템 변화 필요성 절감

윤문재 전무이사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채용시장 또한 침체기다. 기업들은 규모를 줄이고 군더더기를 없애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비유하자면 긴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셈이다.”

이영미 부사장 “채용시장이 침체한 가운데에서도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비롯한 디지털 전문가 채용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최고디지털책임자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상당히 오래 된 일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데 정작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윤문재 전무이사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임원을 영입하고 조직을 세팅하는 것만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혁신을 얻기는 어렵다. 이 ‘혁신’이 기업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체계를 비롯한 기업 안의 시스템 전체가 변화해야 하며 변화에는 결국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이영미 부사장 “문제는 수요에 비해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디지털 분야 인재들은 제조와 유통, 금융 등 전통 산업보다는 정보기술(IT)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훨씬 선호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혁신 계획을 마련해 놓고도 인력이 부족해 난항을 겪는 기업들도 많다.”

송현순 전무이사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제약·바이오 분야의 경력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빅데이터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원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윤승연 전무이사 “디지털 분야 인재들은 자신의 가치를 명확히 알고 있으며 어느 기업에 몸담을지 스스로 결정하려 한다. 선택권을 쥐고 있는 인재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변화가 필요한데 국내 대기업들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설령 혁신을 추구할 새 인재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기존 헤게모니 속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다.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문가들이 벤처기업을 선호하는 것 같다. 바꾸어 말하면 기업이 원하는 혁신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 기존의 제도를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다.”

◆ 혁신에는 내·외부 힘이 모두 필요

최근 벤처캐피탈이 주목받고 있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매우 많이 생겼고 가능성 있는 기업에 관한 투자가 활성화됐다.
 
▲ 윤승연 커리어케어 전무이사(왼쪽)과 송현순 커리어케어 전무이사. <커리어케어>
 
송현순 전무이사 “제약업계에서 특히 그 역할이 두드러진다. 제약·바이오 분야의 트렌드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다. 신약이 탄생하기까지 10년 넘는 시간이 걸리므로 그 사이에 기술을 교류하고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는다.

국내 제약회사의 해외진출이 활성화하면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2020년 제약산업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글로벌 기준에 맞는 투자 전문가에 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영미 부사장 “내년에는 중국시장 침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최근에는 검증이 끝난 중국시장 외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추세도 보인다. 이미 금융기업들은 동남아시아로 포커스가 이동하고 있으며 실제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내년에는 동남아가 새로운 키워드가 될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혁신 인재를 둘러싼 기업 사이의 경쟁은 훨씬 심화할 것이다. 이제 디지털혁신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과제가 되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인재를 영입해야 하고 인재들이 가고 싶은 산업 분야는 정해져 있으니 혁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 현상이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기업 순위까지 뒤집힐 수 있다.”

윤승연 전무이사 “4차산업 혁명과 여성 임원, 세대교체 등 최근 기업의 채용 경향은 모두 ‘혁신’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수렴한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기업들은 기존 방식으로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사람을 원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채용 규모는 줄어들어도 인력 교체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윤문재 전무이사 “최근 기업들의 채용 수요를 보면 전략과 인수합병 포지션이 줄고 있다. 불확실성이 짙어질수록 기업들은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채용시장은 갈수록 실행을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고 그 변화하는 속도는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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