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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승부수' 또 통해, 웅진코웨이 놓고 줄다리기에서 넷마블 승리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19-12-29 16: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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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거는 시점이 너무 늦으면 도전할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이렇게 말하며 그동안 승부사 기질을 여러 번 발휘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57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방준혁</a> '승부수' 또 통해, 웅진코웨이 놓고 줄다리기에서 넷마블 승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웅진코웨이 인수도 넷마블에 유리하게 이끌어 내면서 방 의장의 승부사 기질에 다시금 눈길이 모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를 둔 넷마블과 웅진그룹의 줄다리기는 결국 넷마블의 승리로 끝났다.

넷마블이 처음 써낸 가격과 비교해 인수금액을 1천억 원 정도 낮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넷마블과 웅진씽크빅은 30일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 원에 사들인다는 주식매매계약을 맺는다. 

삼일회계법인은 웅진코웨이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1주당 평가금액을 9만3337~12만2455원으로 산정했는데 넷마블은 최저 수준인 1주당 9만4천 원에 웅진코웨이를 인수한다.

방 의장은 2018년 넷마블의 언론행사인 NTP에 참석해 인수합병 방향성을 놓고 “공격적으로 움직이지만 신중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도 공격적으로 등장했다.

방 의장은 예비입찰과 예비실사도 거치지 않은 채 웅진코웨이 인수금액으로 1조8천억 원대를 써냈다. 매각자도 매력적으로 느낄 가격이었다.

방 의장은 NTP에서 “투자는 기회가 있어야 하는 것이며 투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에서 기회를 엿본 만큼 과감하게 움직인 것이다.

넷마블은 게임사업으로 확보한 정보통신기술을 웅진코웨이의 렌털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사업’을 만든다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뒤에는 신중하게 대응했다.

웅진코웨이 CS닥터 노동조합이 넷마블 본사 앞에서 천막을 차리고 농성하는 상황까지 충분히 활용했다.

웅진코웨이와 노조 사이 갈등은 대부분이 매각절차 이전부터 불거진 내용이었지만 방 의장은 이것을 협상테이블로 끌어올렸다.

서장원 넷마블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은 11월 넷마블 콘퍼런스콜에서 “노무 이슈는 경영환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달 넘게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인수가 무산됐다는 말도 돌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인수 무산설을 흘려 내보내고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재무 부담을 떠안은 쪽은 웅진그룹인 만큼 시간은 넷마블 편이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이달 초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과거에도 방 의장이 승부수를 둘 때마다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넷마블을 모바일게임 전문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방 의장의 결정은 넷마블 존폐에 가장 주요한 승부수로 꼽힌다.

방 의장은 2011년 문을 닫기 직전까지 몰린 넷마블에 복귀하면서 PC온라인게임사업을 포기하고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방 의장은 당시 사재 400억 원을 투자했다.

‘다함께 차차차’와 ‘마구마구2013’, ‘모두의마블’ 등이 줄줄이 흥행하면서 넷마블은 모바일게임시장을 선점했다. 한국 대표 모바일게임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방 의장이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이 경영권 분쟁에 참전한 점도 회자된다.

2015년 당시 엔씨소프트 최대주주였던 넥슨은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

넷마블은 3900억 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사들이며 3대주주가 됐다. 

방 의장은 당시에 “엔씨소프트와 함께 글로벌시장으로 나가려는 것”이라면서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 ‘백기사’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주주인데 돕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리니지2’ 지식재산 사용권을 따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2016년 12월 출시하며 모바일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시장을 선점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 달에 매출 2060억 원을 올렸으며 2019년 3분기 기준 넷마블 게임 가운데 단일게임으로 매출이 두 번째로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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