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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은 왜 네이버 '실시간검색어'를 포기하지 못 할까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19-12-23 17: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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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없애겠다고 발표하면서 네이버도 압박을 받게 됐다.

하지만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폐지하는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쇼핑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넓히는 데 실시간 검색어가 핵심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16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성숙</a>은 왜 네이버 '실시간검색어'를 포기하지 못 할까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10월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손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3일 카카오가 검색어 추천 기능을 개편하자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선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정감사 때 실시간 검색어를 둔 정치권의 공세는 한 대표에게 집중됐는데 네이버보다 카카오가 오히려 검색어 추천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한 대표도 무작정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다. 

10월 실시간 검색어를 연령대별로 볼 수 있게 바꿨으며 11월28일부터 실시간 검색어를 개인화해서 제공한다. 이벤트나 할인 관련 검색어를 걸러내도록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의 포털사이트 다음은 과거부터 삭제하던 검색어들을 네이버는 최근 들어 선택적으로 거르는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는 10월 댓글 및 검색어 개편을 알리면서 “상업적 핵심어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근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남용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달리 한 대표가 이런저런 수를 써서라도 실시간 검색어를 살려두려 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쇼핑플랫폼으로 변화하는 방향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시간 검색어가 이용자들의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단번에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날 실시간 검색어 1위에는 ‘펭수 달력’이 올라 있다. 이벤트 및 할인 관련 검색어를 가장 강하게 걸러냈을 때 나오는 결과값이다.

펭수 달력을 클릭한 뒤 웹페이지를 내리다보면 네이버쇼핑 구역이 나온다.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펭수 달력을 살 수 있는 쇼핑몰들이 뜬다.

네이버는 간편결제사업부문을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할 만큼 네이버페이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8천억 원을 투자받았다.

네이버쇼핑을 다시 타고 들어가면 펭수 달력 상품들 오른쪽에 쇼핑인기검색어, 인기브랜드, 인기쇼핑몰 등을 추천한다. 소비를 촉진할 장치를 마련해뒀다.

네이버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폐지하면 광고매출도 일부 포기해야 한다.

이날 오후 이벤트 및 할인필터를 최소화했을 때 나타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는 ‘무신사 마지막 세일’로 나타났다.

무신사 마지막 세일 검색결과를 살펴보면 가장 위쪽에 31일까지 진행하는 무신사 이벤트 광고가 뜬다. 

오후 5시경 1위 결과는 ‘시원스쿨 미친 반값대란’으로 바뀌어 있었다. 역시 네이버에 광고를 집행한 상품이다.

한 대표는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정치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악용된다고 지적받자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나 아이돌그룹의 팬들 사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케팅 대상이 되는 소비자들은 광고판으로 바뀐 검색어 목록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리얼미터가 10월 진행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관련 국민여론’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고나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폐지해야 한다’가 47.4%, ‘사회적 관심 주제를 알려주는 정보이므로 유지해야 한다’가 38.6%, 모름/무응답이 14%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10월18일 전국 성인 8689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s://www.realmeter.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시장은 네이버의 경쟁기업이나 비교기업으로 쿠팡과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 등을 꼽는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20일 30조 원을 넘어섰는데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황현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주가 수익비율(PER)을 비교 인터넷기업보다 높은 25배로 잡았다”며 “네이버가 종합 쇼핑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점을 감안해 전자상거래기업의 가치산정 배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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