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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10조 바라보는 태영그룹, 윤석민은 SBS 어떻게 처리할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12-23 16: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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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태영그룹의 외형 확대에 따라 1~2년 안에 SBS 처리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장기적으로 SBS의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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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23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앞으로 2~3년 안에 공정자산 규모 10조 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태영그룹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면 방송법상 지상파방송인 SBS 지분을 모두 소유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방송법 제8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면 지상파방송 사업자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소유제한을 두고 있다.

태영그룹은 현재 태영건설의 자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SBS를 지배하고 있다. SBS미디어홀딩스는 SBS의 지분 3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태영그룹은 2019년 5월 기준 8조4천억 원 규모의 공정자산을 보유해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기준을 1조6천억 원 앞두고 있다.

공정자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보험사 등 금융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쓴다.

태영그룹은 핵심계열사인 태영건설의 자산규모가 크게 늘면서 전체 외형이 커졌는데 태영건설은 올해도 빠르게 외형이 성장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자산 5조74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4조9600억에서 9개월 사이 7800억 원(16%)가량 늘어났다.

이런 성장속도를 반영해 현재 수준에서 태영그룹의 2020년 공정자산 규모를 단순 추산하면 9조2천억 원에 이른다.

태영그룹은 현재 2020년을 목표로 환경사업을 하는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의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는데 상장이 계획대로 성사한다면 공정자산 규모 10조 원을 넘는 시기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태영그룹은 상장을 통해 TSK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를 2025년까지 3조 원으로 키울 계획을 세웠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감안한다면 2020년 여전히 본업인 건설부문에서 중장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더불어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TSK코퍼레이션 역시 실적과 상장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윤석민 회장은 태영건설과 SBS를 설립한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의 아들로 올해 3월 회장에 올랐다. 취임 뒤 그룹의 빠른 외형 확장을 이끌고 있지만 그만큼 SBS의 새로운 앞길을 결정해야 할 상황에 빠르게 놓일 수 있는 셈이다.

윤 회장이 SBS 매각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 따르면 윤세영 명예회장은 2017년 9월 SBS미디어그룹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SBS를 팔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올해 상반기 SBS 매각 실사작업을 진행한 구체적 정황이 포착됐고 대주주 교체와 관련한 법률 검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방송은 종합편성방송뿐 아니라 유튜브 등 미디어플랫폼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태영그룹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해 SBS 지분을 어쩔 수 없이 줄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매각을 추진한다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윤 회장이 그전에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여전히 지상파방송가 지닌 직간접적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윤 회장이 SBS를 쉽사리 놓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계열분리를 거쳐 SBS를 향한 태영건설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식 등을 모색해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절차가 복잡하고 변수가 많아 추진하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이 사모펀드인 머스트자산운용의 지분 확대에 따른 지배구조 변경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SBS의 앞길을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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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훈 SBS 대표이사 사장.

머스트자산운용은 20일 태영건설의 지분율을 기존 15.22%에서 15.85로 늘렸다며 태영건설 측에 이사회 산하 내부 자문기구인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를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머스트자산운용은 3분기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38.3% 지분을 쥔 윤석민 회장에 이어 태영건설의 2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 11.1%, 한국투자신탁운용 6.4% 등 기관투자자 주요 주주가 많아 윤석민 회장이 머스트자산운용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현재 태영건설에 주주가치 강화를 위한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SBS 지분 문제는 태영건설이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추진할 때도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태영건설이 현재 지배구조 속에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 SBS는 태영그룹에 새로 만들어지는 지주회사의 증손자회사(지주회사->태영건설->SBS미디어홀딩스->SBS)가 된다.

지주회사의 증손자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만큼 SBS미디어홀딩스는 SBS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지상파방송사의 소유지분 제한을 40%로 두고 있는 방송법과 충돌이 생겨 중간에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변경이 일어나야 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머스트자산운용으로부터 20일 거버넌스위원회 설치 제안이 들어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며 “제안서 등을 검토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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