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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지하상가 조례개정안 놓고 시의회와 뜻 달라 난처
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  |  2019-12-11 17: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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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 지하도상가 조례개정안을 두고 인천시의회와 의견이 달라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박 시장은 시의회 상임위원회가 수정한 조례개정안이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남춘 인천시장.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수정한 ‘인천광역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전부개정안’이 13일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3일 열리는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건설교통위원회의 수정안이 그대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시와 행정안전부가 오랫동안 협의해 만든 조례개정안이 무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천시 차원에서 재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인천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려는 이유는 본회의에 상정하는 조례개정안이 애초 박 시장이 행안부와 협의해 만든 조례개정안의 원안을 수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개정하려는 조례는 인천 지하도상가의 전대 양도·양수(재임대)를 허용하는 ‘인천광역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다. 

인천시는 2002년 지하도상가의 보수비용을 상인들로부터 충당하는 대신 상가 운영권과 임차권을 상인들에게 넘겼다. 공유재산관리법에 위반되는데도 전대 양도·양수를 허용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당시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시 재정이 넉넉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위법한 내용이 담긴 조례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조례는 공유재산의 전대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공유재산관리법’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06년부터 인천시에 이 조례를 개정하라는 시정명령을 수차례 내렸다.

그러나 인천시는 재임대 계약으로 얽혀 있는 지하도상가 상인들과 인천시의 열악한 재정여건을 이유로 조례의 개정을 미뤄 왔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인천 지하도상가의 불법 전대 양도·양수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위법한 조례를 개정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인천시와 감사원에 따르면 12월 기준 인천 지하도상가 3319개 가운데 2888개(87%)가 재임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인천시설공단과 최초 임대계약을 맺은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상가임대료로 한 달 평균 15만 원을 낸다. 하지만 이들은 상가를 재임대 해 전차인들로부터 100만~300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임대계약자들이 최대 20배의 폭리를 보고 있는 셈이다.

감사원은 5월 인천시에 지하도상가의 재임대를 허용한 조례를 개정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감사원은 인천 지하도상가의 재임대가 상위법인 공유재산관리법에 위반하는 점과 상가임차인들이 재임대를 통해 과도한 임대료를 받는 점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런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되 상가를 재임대한 상인들의 사정을 감안해 재임대 금지 유예기간을 2년으로 하는 방향으로 행안부를 설득했다. 

인천시는 8월 인천시의회에 인천 지하도상가의 전대 양도·양수를 금지하되 조례의 시행을 2년 유예하고 남은 계약기간이 5년 이하인 지하상가의 계약기간을 개정 조례 시행일로부터 5년만 연장하는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부의했다.

하지만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오랜 논의 끝에 10일 인천 지하도상가의 전대 양도·양수를 금지하되 이를 5년 동안 유예하고 남은 계약기간이 5년 이하인 상가의 계약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조례안을 수정해 가결했다. 시의회가 지하도상가 상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시의회의 지하도상가 조례개정안 수정으로 박 시장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행안부는 당초 인천시가 지하도상가의 불법 전대 양도·양수를 즉각 시정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박 시장과 인천시 관계자들의 설득에 유예기간 2년을 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이보다 늘어난 5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조례개정안을 수정하는 바람에 박 시장의 입지가 좁아졌다. 

게다가 인천시에 따르면 13일 인천시의회가 원안보다 유예기간을 더 늘린 수정안을 가결하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인천시의회가 수정안을 가결하면 인천시는 인천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재의기간의 법적 공백으로 계약만료 상가에 계약기간을 연장해줄 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내년 계약을 만료하는 상가의 계약 연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인현지하도상가(2020년 2월 계약만료)와 부평중앙지하도상가(2020년 4월 계약만료), 신부평지하도상가(2020년 8월 계약만료)의 관리운영법인 3곳은 11월 인천시에 계약 연장을 신청했지만 연장허가를 받지 못했다. 

박 시장은 이런 점을 고려해 10월 인천시의회를 방문해 조례개정안 원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계약을 만료하는 인천 지하도상가 점포들의 계약기간을 연장해줄 근거가 없다며 인천시의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하도상가 조례개정안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그동안 조례개정안 원안을 관철하기 위해 엄정한 법집행을 예고해왔다.

2020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임대차계약을 만료하는 점포들의 공개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임차인이 점포를 비우지 않으면 강제대집행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도 보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조례개정안이 원안 그대로 통과하지 못해 폐기수순을 밟게 되면 법에 따라 공개입찰을 통해 인천 지하도상가를 임대해야 한다”며 “기존 점포주들이 점포를 비우지 않으면 강제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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