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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새 G90 미국 출시, 자존심 회복 가는 길 순탄치 않아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11-19 16: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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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새 G90 미국 출시, 자존심 회복 가는 길 순탄치 않아
▲ 제네시스 'G90'.
현대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대형세단 G9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을 드디어 미국에 출시한다.

한국에 출시한지 1년여 만이다.

제네시스가 출시시기를 확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던 만큼 G90 부분변경모델의 미국시장 투입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럭셔리 자동차의 수요가 쇠퇴하고 있는 데다 G90과 같은 세단을 찾는 발걸음도 뜸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네시스가 G90 부분변경모델 출시로 고급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하기까지 걸어야 할 길이 매우 험난해 보인다.

19일 제네시스 미국법인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2일부터 12월1일까지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LA오토쇼에 앞서 20일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를 통해 새 G90을 공개한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G90의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네시스는 2018년 11월 말에 한국에 G90 부분변경모델을 처음 내놨다.

제네시스 미국 법인은 아직 G90 부분변경모델의 미국 판매시기와 판매가격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19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부분변경모델 공개행사가 G90의 미국 ‘데뷔’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라고 밝혔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조만간 미국 투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G90 부분변경모델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대 과제인 ‘고급차로서 미국 안착’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는 자체 플래그십 대형세단이었던 에쿠스부터 시작해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과 동시에 첫 선을 보인 G90, 이후 출시한 G80, G70 등으로 미국 럭셔리 자동차시장을 공략하는데 꾸준히 힘을 쏟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2015년 11월 국내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행사에 참석해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으며 현대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다지겠다”며 브랜드 안착에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 플래그십 모델인 G90의 미국 판매량만 보면 제네시스가 고급 브랜드로 미국에 자리잡는 데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에서 G90 기존 모델의 월별 판매량을 보면 2017년 368대, 2018년 187대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 1~10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줄어들기도 했다.

제네시스로서는 G90의 판매량 후퇴라는 성적표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특히 G90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기함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나 렉서스의 LS 등과 같은 기함 모델의 판매 성적표는 고급 브랜드의 위상을 가늠하는 척도로 자주 사용된다. 제네시스 G90의 판매 감소는 고급브랜드로서 확고히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다.

제네시스는 G90의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점을 앞세워 부분변경모델의 흥행 가능성을 점친다.

제네시스 미국 법인 대변인은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일부 기자단을 상대로 G90 부분변경모델의 최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소개하면서 “이런 사양들은 완전한 표준사양으로 탑재될 것”이라며 “제네시스에게 안전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품성만으로 G90 부분변경모델의 성공을 가늠하기는 이르다. 상품성이 문제가 아니라 시장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사기관 카세일즈베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반기에 판매된 럭셔리 대형세단은 모두 2만4476대다. 2018년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17.3%나 빠졌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럭셔리 대형세단 가운데 BMW의 7시리즈(13%)를 제외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27%)와 캐틸락 CT6(-16%), 포르쉐 파나메라(-18%), 렉서스 LS(-38%) 등 상위 5개 차종 가운데 4개 차종의 판매량이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력셔리 대형세단의 시장 축소폭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감소폭을 웃돈다는 점에서 제네시스가 G90 부분변경모델 투입효과를 기대만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제네시스는 고급브랜드의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시장의 전반적 수요 감소에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제네시스 미국 법인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G90 부분변경모델보다 내년 출시 예정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80과 중형세단 G80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등에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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