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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 산업은행 바꾸는 이동걸, 구조조정 벗고 혁신기업 키우고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  2019-11-1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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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을 바꾸고 있다.

이 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은행을 만들고 싶어한다. 새로운 산업은행은 어떤 산업은행일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조은아 기자

곽 :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알아봤고 그가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이동걸 회장이 산업은행을 어떻게 변화시켜왔고 이동걸 회장이 생각하는 산업은행은 어떤 모습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의 조은아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조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입니다.

곽 : 이동걸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이 된 이후에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산업은행이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은아 기자가 보기에는 어떤가요.

조 : 이동걸 회장은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은행을 만들겠다’는 점을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곽 :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빨리 마무리하고 새 시대에 새 역할을 해나가자는 얘기 같은데 그럼 이동걸 회장이 말하는 새 시대 새 산업은행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조 : 바로 혁신기업 지원입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혁신기업을 지원하자는 것이 산업은행에게 주어진 새 역할이라고 이동걸 회장은 보고 있습니다.

곽 : 여기서 산업은행의 역사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6.25 이후 한국경제의 부흥을 위해 뒷받침할 국책은행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고 1954년 4월 산업은행이 탄생합니다.

조 : 당시만 해도 산업은행의 역할이 매우 분명했습니다. 경제 재건과 산업 부흥이라는 시대와 역사적 과제가 주어졌고 반세기 동안 그 역할을 잘 해왔습니다.

곽 : 초기 산업은행은 기업들에게 싼 값으로 돈을 빌려줬고 기업들은 이를 종잣돈 삼아 가파른 성장을 했습니다. 산업은행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이 무너지고 어려워지면서 산업은행이 이런 부실기업들을 떠안고 맡아서 구조조정을 해왔지만 제대로 회생시키는 데는 실패를 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조 : 사실 구조조정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 입김을 피하기가 어렵고 지역사회의 반발, 일자리 문제 등 신경 써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보니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곽 : 그것과 함께 다른 여러 가지 지적도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은행이기 때문에 산업을 모른다, 기업의 생리를 모른다, 시장 원리를 모른다, 금융 논리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다,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이동걸 회장은 이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요?

조 : 우선 올해 상반기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했습니다.

곽 : KDB인베스트먼트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조 : 네. 의원들은 산업은행의 기본 역할이 구조조정인데 이걸 왜 자회사로 넘기냐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이동걸 회장도 의원들의 지적에 산업은행은 구조조정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구조조정은 이제 민간에 넘겨서 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곽 : 그런데 KDB인베스트먼트를 민간으로 볼 수 있습니까? 산업은행이 출자한 회사고 대표도 산업은행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 : 겉보기엔 아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민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표를 포함해 2~3명의 직원을 제외하면 모두 시장에서 채용한 전문가들입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챙기는 것 역시 시장에서 채용한 재무, 법률, 인수합병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곽 : 그동안 워낙 ‘산업은행 하면 구조조정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이런 인식을 바꾸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삼성, LG, 현대 같은 대기업들의 경우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에 손을 벌려서 대규모 지원을 받아야 하는 일은 없는 것 아닌가요.

조 : 맞습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이동걸 회장의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합병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곽 : 이동걸 회장이 두 은행의 합병론을 꺼내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조 : 업무중복도 문제이지만 ‘대규모 지원이 어렵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는데요. 이 회장은 “지금 각국에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혁신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책금융기관이 여러 개로 분산돼 있어 대규모 지원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로 통합해 대규모 지원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곽 : 정말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조 : 시대가 바뀌었으니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책금융기관 전체의 역할을 놓고 재정립과 재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곽 : 그렇다면 일단 국책금융기관의 합병이야기는 제쳐두고 산업은행이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조 : 우선 전사적으로 혁신기업 지원에 역량을 쏟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혁신금융을 담당하던 부서를 한 단계 격상시켰습니다. 그리고 올해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해서 현재 대우건설 매각을 준비하고 있고요.

‘KDB넥스트라이즈’와 ‘KDB넥스트라운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곽 : 넥스트라운드, 넥스트라이즈가 정확히 뭐죠?

조 : 넥스트라운드는 벤처투자 플랫폼입니다. 투자자를 찾고 있는 벤처기업과 투자할 곳을 찾고 있는 투자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산업은행이 해주고 있습니다.

넥스트라이즈는 스타트업 박람회입니다. 올해 처음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는데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곽 :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은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의 성과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나올 것 같은데요.

조 : 시간이 걸리는 일인 건 분명하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내느냐도 불분명한 일인데요.

이동걸 회장은 예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회장으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20~30년 뒤 지금의 혁신기업이 삼성, 현대 못지 않게 성장하고 젊은이들에게 ‘내가 산업은행 회장일 때 투자해 키운 기업’이라고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기업이 한두 곳만 있다면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충분할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곽 : 여기서 문득 생각이 나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불교의 깨우침을 비유한 ‘심우도’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은 어린아이가 소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동자가 번뇌에 쌓여있고 화가 나있는 검은 소를 찾아서 길들이는 데 성공을 합니다. 결국 이 동자는 그 소 위에 올라타 피리를 불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산업은행도 전쟁의 폐허가 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했고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정경유착의 문고리 역할도 하고 외환위기 때 부실기업을 떠안아 국민혈세로 구조조정을 하는 악역도 담당해야 했습니다.

산업은행은 번뇌와 화로 가득한 검은 소로 변해있는 상태입니다. 조직도 살아있는 인간처럼 색이 변한다는 말입니다.

이동걸 회장은 검은 소로 변해버린 산업은행의 번뇌를 모두 씻어내 흰 소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새로운 역할, 새로운 기능을 하는 산업은행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동걸의 심우도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를 걸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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