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실적 부진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8216억 원을 냈고 영업손실 4367억 원을 봤다. 2018년 3분기보다 매출은 5% 감소했으며 영업수지는 적자로 전환했다.
주력제품인 LCD패널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데다 감가상각비는 오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점이 반영됐다. 중국 업체에서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LCD 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이 지속돼 대형 LCD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 생산라인을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일회성 비용도 증가했다. 모바일패널인 플라스틱 올레드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고정비도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4분기에도 LCD 업황의 부진과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 연간 적자규모도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019년 10월23일 열린 2019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정호영의 부임 이후 1개월 동안 구조혁신을 '제로베이스' 관점에서 재정비하고 있다"며 "큰 틀의 방향성은 단순한 비용 축소나 인원 감축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사업을 어떻게 갖추느냐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희 전무는 정호영이 고민하는 구조혁신 방안의 기반으로 기존의 TV용 LCD패널 7.5세대(P7)와 8.5세대(P8) 라인의 규모 축소를 제시했다.
△올레드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속도내
정호영은 LCD패널 중심에서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TV용 대형 올레드인 W올레드와 스마트폰 중심의 중소형 올레드인 플라스틱 올레드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정호영은 2019년 9월17일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옮긴 뒤 LG디스플레이의 LCD 관련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시행했다. 9월18일부터 직원 대상으로 경영환경 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을 안내하면서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세대 LCD패널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그에 따른 인력을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전체 여유인력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근속 5년차 이상의 기능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LCD사업부의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합치면 전체 희망퇴직 규모는 5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3천여 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은 절차다.
정호영은 LCD 관련 조직을 축소하면서 연구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유사조직을 통합하고 단순화하는 조직슬림화를 통해 전체 임원과 담당조직의 약 25%를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선행기술과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연구소를 기반기술연구소와 디스플레이 연구소로 나눴다.
정호영은 사장에 취임한 지 한 달 뒤인 2019년 10월 LG디스플레이의 전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올레드로의 전환 과정을 속도감 있고 강도 높게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CEO로 부임
정호영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밝힌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다. 2019년 11월 현재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9월16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호영은 9월17일부터 집행임원 사장으로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2020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전임자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2020년 3월 주주총회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정호영이 LG화학과 LG생활건강 등 그룹의 주요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역임한 경험으로 LG디스플레이가 직면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호영의 LG디스플레이 사장 대표이사 내정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책임경영과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분명히 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시절에는 인화를 강조하는 경영을 펼쳤다. 때문에 LG그룹에서 전임자가 임기를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 정기 인사이동이 아닌데도 수장을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1년 3월까지인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겨둔 상태였다.
정호영은 LCD에서 올레드로 체제를 바꾸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시기에 LG디스플레이를 이끌게 됐다. 정호영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면서 디스플레이사업 경험을 쌓은 점도 그가 기용된 이유로 보인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장 역임
정호영은 LG화학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고재무책임자 겸 사장을 맡았다. 2019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임했다. 이때 팜한농 인수와 LG생명과학 합병 등 굵직한 인수합병 작업을 주도했다.
LG화학이 2차전지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적자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회사의 비적을 적극 설득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 영업수지는 2018년 4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정호영은 2018년 들어 잇달아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때문에 골치를 썩이기도 했다.
2018~2019년 동안 에너지저장장치와 관련된 화재 사고 22건 가운데 12건이 LG화학에서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에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와 관련해 영업손실 1700억 원가량을 봤다. 2019년 1분기에 국내 회사로부터 에너지저장장치 수주를 1건도 따내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2019년 6월11일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 아니라고 발표하면서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정호영은 2019년 7월24일 LG화학의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에너지저장장치 매출이 단계적 회복에 들어갔다"며 "소형전지의 성장세까지 지속되면 3분기는 전지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실제로 2019년 3분기에 전지부문에서 영업수지 흑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 역임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며 악조건 속에서도 적극적 투자를 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냈다.
두 회사는 LG그룹의 주요 현금창출원(캐시카우)로 꼽힌다. 그가 이 회사들을 두루 거치며 재무를 관리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룹의 재무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정호영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CNP코스메틱스, R&Y코퍼레이션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속에서도 사업을 적극 지원해 LG생활건강이 2014년 매출 기준으로 국내시장 생활용품 1위, 화장품 및 음료사업 2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하던 시절에는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 전환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정호영은 2013년 1월에 열린 LG디스플레이 실적설명회에서 “플라스틱 올레드시장 대응과 성장성이 높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시장을 봤을 때 저온폴리실리콘 공정 전환은 틀림없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