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화학·에너지

효성그룹, 조현준 '재판과 수사 리스크'로 대규모 투자 실기할까 근심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0-31 14:57:1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효성그룹이 조현준 회장의 수사와 재판 리스크로 좌불안석이다.

효성그룹은 국내외에서 굵직한 투자들을 준비하고 있고 조 회장은 발로 뛰며 투자를 직접 챙겨왔다. 그러나 진행되고 있는 수사와 재판으로 경영공백이 생긴다면 투자에서 실기할 수도 있다.
 
효성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51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준</a> '재판과 수사 리스크'로 대규모 투자 실기할까 근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31일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횡령 및 배임혐의 관련 재판의 변호비용을 회삿돈으로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8시간에 이르는 경찰조사를 마치고 이날 새벽에 귀가했다.

경찰이 곧 조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이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할 가능성이 있어 두 번째 '재판 리스크'에 직면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이에 앞서 9월 진행된 200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재판의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에 2심 재판이 배정된 만큼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이 횡령 혐의를 받는 금액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재판 결과를 놓고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효성그룹은 초긴장이다. 미국과 국내에서 큰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면 투자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은 현재 미국에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짓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9월 효성이 인도 스판덱스공장의 완공과 함께 미국을 다음 투자지역으로 밝혔을 만큼 그룹차원의 투자 의지가 확고하다. 조 회장이 미국을 100년기업 효성의 전략적 기반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어 투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그룹은 브라질 스판덱스공장을 통해 남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미국에 공장을 확보해 북미에서는 프리미엄 의류시장을, 남미에서는 일반시장을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효성그룹은 국내에서도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공장에 2028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현재 2천 톤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2만4천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투자에 필요한 금액을 마련할 방법과 관련해서는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효성그룹 전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4175억 원에 그친다. 이를 감안하면 효성그룹은 자금을 순차적으로 나누어 조달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오너인 조 회장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탄소섬유의 대부분을 일본 도레이첨단에서 들여왔다. 때문에 이 투자계획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조 회장이 투자계획을 밝혔던 8월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주에 위치한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공장을 찾아 조 회장에게 ‘탄소섬유 소재 독립 자신 있습니까?’하고 묻자 조 회장이 “네. 자신있습니다”고 대답하며 사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효성그룹의 투자는 계열사 단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조 회장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 회장은 투자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현지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는 등 투자계획을 직접 챙긴다.

조 회장은 지난해 2월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베트남 타이어코드 생산공장과 인도 스판덱스 생산공장이 그 결과물이다.

효성그룹은 조 회장이 그룹의 투자계획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큰 만큼 오너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영공백은 가정일 뿐 앞으로 사안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도 “투자계획은 적절한 시기가 중요한 만큼 실무진 차원에서 투자가 지연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이탈 늘어난다, 원인은 ‘역피라미드 구조와 경직된 기업문화’ 김바램 기자
애플도 엔비디아 의존 피한다, 구글 MS 뒤따라 자체 AI 서버용 반도체 설계 김용원 기자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뉴진스 컴백 1달 앞두고 하이브-어도어 삐거덕, 민희진 '이별 결심' 대가는 장은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새 출발 첫 성적표’ 내는 백화점3사 CEO, 현대백화점 정지영 '판정승' 예고 남희헌 기자
민테크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1529대 1, 증거금 6조 넘게 몰리며 흥행 조혜경 기자
토스 간편결제 확장 ‘삐끗’, 내년 IPO 겨냥하는 이승건 수익성 고민 깊어진다 박혜린 기자
HD현대중공업 필리조선소와 함정 유지보수 협약 체결, 미국 방산 공략 김호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경량화 AI모델 '파이3 미니' 출시, 구글 메타와 경쟁 조충희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