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톡톡] 하나금융 '역사' 될 김정태, 비은행 강화 신의 한 수 있나

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 2019-10-2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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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마지막 임기의 절반가량을 남겨 놓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은행 통합, 글로벌 진출, 채용비리 의혹 등 다사다난한 임기를 보내왔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역사에 어떤 회장으로 남게 될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윤준영 기자

곽: 하나금융그룹의 큰 형님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인데요. 마지막 임기 절반 정도를 남겨놓은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의 역사 속에서 어떤 회장으로 남게 될지, 또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일들을 할 지 알아보겠습니다. 

곽: 마지막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요. 김 회장이 1952년 태어났고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자격요건 나이 제한이 70세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임기입니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과연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역사에서 어떤 회장으로 남기를 원할까요?

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올해로 벌써 8년째 회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8년 3월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해 2021년 3월이면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9년 동안 회장을 한 장수 회장이 됩니다. 

곽: 그동안 김 회장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임기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디지털금융 기반 구축, 글로벌 부문 강화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반면에 나쁜 일들도 있었어요.

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김 회장이 하나금융그룹 역사에 어떻게 남게 될지 궁금한데요. 2021년 3월까지 아직은 1년이 넘게 남아있는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정태 회장이 항상 강조해왔던 ‘비은행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꼽힐 텐데요 남은 기간 ‘비은행 강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곽: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조기통합을 막 이뤄냈을 당시만 해도 또다시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노조통합, 전산통합, 제도통합을 눈부시게, 빠르게, 그리고 말끔하게 조기통합을 이뤄냈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순이익 규모도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인수합병에도 나설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 인수합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시장에 적절한 매물이 있는지와 그룹의 자금여력 등 두 가지 인데요. 
 
우선 하나금융의 자금여력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22.69%로 금융 당국의 권고기준인 130%보다 낮은 상황입니다. 상반기 롯데카드 인수전을 앞두고 “1조 원의 여유자금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곽: 그렇다면 남은 조건은 시장에 좋은 매물이 있느냐 하는 점인데요. 상반기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인수전을 하나금융이 놓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윤: 맞습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10여 년 만에 찾아온 대형 카드사 매물을 차지하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는 등 힘을 쏟았지만 결국 우리금융지주가 꾸린 컨소시엄에 밀리고 말았죠. 그런 만큼 하반기에 나올 수 있는 보험사 관련 인수합병 매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곽: 하나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에도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까? 

윤: 우선 김 회장은 이전부터 꾸준히 비은행 강화를 주문해 왔습니다. 금융지주의 경우 현금성 자산을 두둑한 실탄으로 들고 있기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게 되면 단번에 몸집을 키울 수 있는 효과적 전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곽: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예전 이름 ING생명이라는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초대형 보험사) 몸집을 키운 일이 있었죠. 또 KB금융지주의 윤종규 회장 역시 생명보험사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상태고요. 김정태 회장으로서도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보험사 인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연 남은 기간 안에 ‘신의 한 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앞으로 김 회장이 어떤 포석을 할지 지켜보기로 하고요. 

우선은 8년 넘게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 온 김 회장이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저희들이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를 쓸 때 회장 김정태의 인물전을 어떻게 써 내려갈지 결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곽: 윤 기자는 김정태 회장의 업적 중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윤: 아무래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곽: 김정태 회장의 임기를 쭉 돌이켜보면 그 어려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말끔하게 마무리한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민간은행도 아닌 국책은행이었던 큰 외환은행을 붙여서 빠른 시간에 조기통합을 시켰던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외환은행과 통합을 통해 하나금융지주를 다른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거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윤: 그렇습니다. 기업이 인수합병을 벌일 때 입찰가격을 높게 써내는 등의 이유로 오히려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승자의 저주’라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 회장을 맡은 뒤 특유의 돌파력과 설득을 통해 두 은행의 ‘조기통합’을 이뤄내게 됩니다. 

2017년까지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이 보장되어 있었지만 김 회장이 불굴의 의지로 이를 2년가량 앞당겼습니다. 이후 하나은행은 2016년 순이익 1조3872억 원, 2017년 2조1035억 원으로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세를 이뤄내게 됩니다. 
 
곽: 그렇게 조기통합을 이뤄내지 않았더라면 대형금융지주로 다른 금융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이 나왔습니다.

윤: 사실 하나금융은 이전부터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 여러 차례에 걸친 합병으로 탄생한 금융회사입니다. 
 
1971년 단기어음을 다루는 단자회사에서 시작했는데요, 당시 지방은행보다도 규모가 작았습니다. 이후 98년 충청은행, 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무섭게 규모를 불려왔습니다. 

곽: 그 정점을 장식한 것이 바로 2012년 외환은행과 통합이 되겠군요. 
 
윤: 네 그렇습니다.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100조 원이 채 안 되는 규모로, 200조 원이 넘는 신한이나 KB과 비교해 규모가 작았습니다. 그러다 총자산이 73조 원에 이르는 외환은행과 통합하면서 총자산 규모가 이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발돋움하게 된 것입니다.

곽: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통합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조기통합이 힘들었고 통합을 이뤄낸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윤: 쉽지 않은 일이 많았습니다. 당시 5년 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해주기로 약속을 했었기 때문에 이를 앞당긴다는 것에서 노조의 반대가 매우 심했습니다. 
 
당시 노조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자 김 회장이 직접 밤을 새우며 노조 간부와 협상을 하면서 왜 지금 통합을 해야 하는지 설득을 했다는 얘기로 유명합니다.

곽: 8년 동안 금융지주 회장을 이어오고 있는 김 회장의 ‘뚝심경영’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사실 김 회장의 ‘뚝심 면모’는 디지털금융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요즘 은행들이 잇따라 나서 빅데이터, 디지털 등을 말하며 사활을 건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데요.

김 회장은 전산, 데이터 등에서 경험이 많은데 하나금융그룹은 은행이 아닌 ‘디지털 정보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디지털을 강조하고 긴 호흡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윤: 김 회장의 디지털금융사업 중에서도 장기 프로젝트인 ‘글로벌 로얄티 네트워크’가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데요. 김 회장은 2015년 직접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합결제가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냈다고 합니다.

당시로써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프로젝트가 올해 들어 대만과 태국 등에서 실제로 서비스가 시작되며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곽: 다사다난, 우여곡절이라는 수익어로도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뚝심의 김정태 회장은 오늘의 하나금융그룹으로 도약을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그룹의 뿌리들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임기 마지막 날까지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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