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세아제강지주 후계자 이주성, 보호무역주의와 힘겨운 싸움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19-10-17 17: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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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이 경영총괄로 선임돼 경영전면에 나선지 곧 1년이 된다. 

세아제강지주의 올해 실적이 이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첫 번째 성적표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인데 이 부사장으로서 썩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세아제강지주 후계자 이주성, 보호무역주의와 힘겨운 싸움
▲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

17일 세아제강지주에 따르면 이 부사장이 해외사업 구조를 뿌리째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주력상품인 강관제품을 주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해외로 수출해 왔는데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안정적 생산능력을 갖추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 부사장은 단기적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6월 베트남에 3번째 공장을 세우고 강관을 연간 37만 톤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유럽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스테인리스 강관회사 이녹스텍을 인수하기도 했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미국의 쿼터제 제재로 수출제한이 있다보니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찾고 있다"며 "특히 중동, 유럽 등에서 수요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현지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14~16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WSA) 연례총회에 참석했는데 이를 두고 해외의 거물급 철강업계 인사들과 인맥을 넓히려는 의도도 깔린 것이란 시선도 있다.

지금까지 해외 행사에는 주로 아버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나 이휘령 세아제강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일이 많았던 만큼 이 부사장의 총회 참석을 놓고 이례적이란 말이 나왔다.   

세아그룹은 지주사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 2곳이다. 이 부사장은 이 가운데 세아제강지주 19.9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만 놓고 보면 지배력을 충분히 확보해둔 셈이지만 올해 1월 경영총괄 부사장에 오른 만큼 실적 회복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무거워졌다. 

동갑내기 사촌으로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특수강 사업을 이끌고 있다면 이 부사장은 강관사업을 총괄한다.  

문제는 강관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수년 째 보호무역 장벽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80.4%를 강관사업에서 낼 만큼 이 부분 의존도가 높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높아진 관세장벽을 뚫는 대신 강관제품 수요처를 중동, 유럽 등으로 다각화함으로써 안정적 사업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부사장은 보호무역주의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해외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이탈리아 등에 해외법인을 세워 생산능력을 갖춘 만큼 이 부사장은 현지 수요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 부사장은 2016년 철의 날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현재 미국에서 반덤핑(AD) 규제가 심해져 중동이나 동남아로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7월 미국 상무부가 세아제강의 강관에 22.7%의 반덤핑관세를 매기면서 예상이 빗나갔다. 관세가 2018년보다 8.31%포인트 높아졌다.

장기적으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고는 강관사업에서 실적을 만회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세아제강지주는 17일 공시를 통해 이 부사장이 장내매수를 통해 세아제강지주 주식 2531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의 세아제강지주 지분율도 기존 19.89%에서 19.95%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세아제강지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이 이미 최대주주에 올라있는데도 추가로 주식을 사들인 점에서 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2018년도 연말인사에서 세아제강 부사장에 선임됐고 세아제강이 지난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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